FTA 체결후 긴밀한 공조
홍석우 장관 등 단골 연사로
장기투자 끌어내려는 포석
한국의 경제장관들이 선진국 상공회의소들로부터 인기만발이다.
오는 31일에는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에서 연설을 한다. 지식경제부 장관은 산업을 직접 주관하는 부처여서 인기가 더 높다. EUCCK도 오는 3월 홍 장관의 연설을 조율 중이고 주한 프랑스상공회의소(FKCCI) 역시 홍 장관에게 연설을 부탁한 상황이다.
지난 9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유럽연합상공회의소(EUCCK) 오찬 간담회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메인연사로 나서자 평소 100명 남짓하던 참석자가 150명을 훌쩍 넘겼다.
사실 한국 정부 고위 관료들이 유럽 국가 상공회의소들로부터 잇단 러브콜을 받은 것은 이미 지난해부터 활발해졌다. 지난해 한독상공회의소(KGCCI)는 당시 이귀남 법무부 장관과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등을 초청했고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나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 역시 이들 상공회의소들의 단골 연사들이다.
우리 통상 관련 장관들도 연사로 나서길 마다하지 않는다. 가능하면 참석한다는 게 기본입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외국 기업을 대표하는 주한 상공회의소들 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해석한다.
지식경제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여기저기 FTA가 체결되면서 주한 외국 상공회의소들과의 관계가 상당히 긴밀해지고 있다”며 특히 정부 입장에서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과 미국 현지 기업인들을 만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UCCK의 관계자 역시 “한국은 최근 들어 유럽 기업들로 하여금 단순한 공장 투자만이 아니라 부동산을 연계한 개발 투자를 추천하고 있다”며 “현재는 어려움에 처한 유럽 기업들에 한국으로의 보다 장기적인 투자를 이끌어내려는 똑똑한 전략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와 유럽 기업인들의 만남은 동상이몽(同床異夢)이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해지고 있는 만남 속에서 이들의 복잡한 이해관계가 접점을 이뤄나갈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윤정식 기자> / yj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