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술렁이고 있다. 금융안정기능 강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직개편안이 나온데다 2월 정기인사와 4월 고위직 퇴직에 따른 후속 인사까지 겹치면서 그야말로 ‘폭풍전야’다. 조직개편은 어느 정도 예고됐다.
한은 관계자는 3일 “충원없는 조직개편안에 놓고 내부 설문조사를 했는데, 이 방안에 절반이 넘는 직원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안정기능의 추가에 따라 현재의 금융안정분석국을 전면 개편한 것에 대해서는 말들이 많다. 한은은 전날 금융안전분석국을 확대·개편한 거시건전성분석국을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물가안정 기능이 축소되는 게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김중수 총재 취임 이후 업무량이 늘어났는데, 충원없는 상태에서 금융안정과 물가안정이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겠느냐는 볼멘소리다. 더욱이 지난해 물가는 한은이 정한 상한선인 4% 상승률을 기록했다. 김 총재도 전날 시무식에서 “금융안정 책무 때문에 물가안정에 소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다.
한은은 개편된 조직에 따라 2월 정기인사를 단행한다는 방침이다. 조직개편으로 국ㆍ실이 26개에서 24개로 줄어들어 치열한 자리다툼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특히 오는 4월 고위인사의 임기만료가 대거 예정돼 있다. 개편된 조직이 안정될 틈도 없이 인사태풍이 또 다시 불어닥칠 전망이다.
이주열 부총재, 김재천ㆍ이광준ㆍ장병화 부총재보의 3년 임기가 종료된다. 금통위원 4명(이주열 부총재 포함)의 임기도 끝나 대폭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때문에 한은 내부에서는 부총재와 부총재보 하마평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더불어 한은의 ‘변동성’도 심해질 전망이다.
조동석 기자/dsch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