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성탄절인 25일 특별한 일정을 소화하거나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조용한 하루를 보냈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이 대통령은 이날 교회에 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날 오후 강남구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열린 장로 및 권사 은퇴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소망교회 장로를 오랜 기간 역임했지만 연령 제한(만 70세) 규정에 따라 이날로 장로직에서 물러났다.
이 대통령이 성탄절 당일 또는 전날에 아무런 일정을 잡지 않고 교회조차 가지 않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이 대통령은 자원봉사자와 그 가족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격려했고, 재작년 성탄 전날엔 강서구의 한 영구임대주택 단지를 방문해 저소득층 주거 실태를 점검했었다.
취임 첫해인 2008년 성탄절에는 성탄 예배에 참석한 뒤 당시 병원에 입원해있던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문병해 쾌유를 기원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조용하게 성탄절을 보낸 이유는 아무래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한반도 안보 상황에 불안감이 조성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번 주말 동안 청와대 참모들과 외교안보 관계 장관들로부터 북한상황과 군 동향 등에 대한 보고를 계속 받으면서 위기 관리에 진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