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 고수익률로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국채 투자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브라질 헤알화 약세로 인한 환 손실로 원금손실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조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높은 이자로 브라질국채가 인기를 끌면서 증권사들은 올해 5월부터 개인투자자들에게 1조4200억원어치를 판매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로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이 끼면서 브라질국채도 이제는 안전지대에서 벗어났다.
이미 국내에 출신된 브라질채권펀드는 일제히 손실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맵스브라질멀티마켓자H[채혼-파생]종류A’펀드는 지난 6개월간 10.93%, 1년간 4.9%의 손실을 냈다. ‘산은삼바브라질 자[채권]C1’펀드의 1년 수익률은 3.62%였지만 최근 6개월간 7.39% 손실을 기록했다.
브라질채권 투자수익률 하락은 헤알화 가치급락 탓이 크다. 현재 헤알화 환율은 1달러당 1.84헤알 수준으로 지난 7월말 저점(1.53헤알) 대비 18.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9.2% 상승해 원화와 비교해도 10% 가까이 평가절하된 셈이다. 헤알화가 약세를 나타내자 브라질국채 가치도 동반 추락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환리스크로 이자나 원금에 손실이 날 수 있다. 당장 내년 1월 지급되는 이자는 올해 7월 지급된 것에 비해 줄어든다. 원금손실은 만기가 오기 전까지는 평가손에 그치겠지만 만기일에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다면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된 브라질채권 상품은 대부분 환헤지가 안 돼있어 손실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 운용사들이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것은 헤알화의 환율 변동성이 크지만, 헤알화를 달러로 바꾼다음 원화로 교환하는 이중 환전 절차를 거쳐야 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제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브라질 헤알화 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브라질은 철광석 등 원자재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하반기 3차례 금리를 인하했고 앞으로 금리인하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실물경기 둔화에 따른 긴축완화를 호재보다는 경기둔화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금융보다 실물에의 의존도가 높은 호주, 브라질 중앙은행이 이제 막 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브라질 정부는 인플레이션 목표를 4.5% ±2%포인트로 잡았는데 4월 이후 이를 초과한 상태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오는 1월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내린 10.5%로, 5월에는 9.75%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브라질채권 투자가 금리인하에 따른 만기보장 수익률 하락과, 헤알화 가치하락에 따른 환차손 등 2중 부담에 짓눌리게 된 셈이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