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균 20.1% 육박
伊위기설·인플레 압박
1799.2弗 상승세 전환
7주만에 최고치 경신
과거 10년간 주요 투자자산 중 연평균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은 무엇일까.
대신증권에 따르면 금의 연평균 수익률은 20.1%로 원유(19.4%), MSCI 신흥국지수(13.9%), 코스피(13.4%) 등을 제치고 1위였다. 별 생각없이 장롱 속에 금붙이를 묻어둔 사람이 머리를 싸매고 연구해 주식에 투자한 사람보다 수익률이 더 높았다는 얘기다.
금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1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8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기준 12월물 금 선물가격은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31.1035g)당 1799.20달러로 장을 마쳐 지난 9월 21일 이후 7주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값은 유로존 재정위기,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극대화됐던 지난 9월 초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차 하향 안정 추세였다. 그러나 최근 이탈리아의 정치ㆍ경제 위기가 부각되면서 불안감이 다시 커지자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금융센터 오정석 연구원은 “경제 규모가 큰 이탈리아가 유로존 위기의 중심으로 떠오르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안전자산 선호경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국제 금값의 반등에 힘입어 국내 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주)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9일 순금 1돈(3.75g) 시세는 25만3000원으로 지난 10월 4일 이후 한 달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앞으로 상승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본다. 대신증권 이승호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금 가격에 우호적”이라면서 “금 가격과 관련이 있는 주요 변수를 이용해 추정해보면 금 가격은 내년에도 20% 이상 상승하며 20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금값 상승을 이끌 거시경제 요인으로 크게 네 가지를 꼽았다.
첫째 전 세계적인 통화 증발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명목화폐 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 하락, 둘째 전통적인 금 매수 국가인 중국과 인도의 경제력 상승, 셋째 미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금을 포함한 실물자산의 달러표시 가격 상승, 넷째 마이너스에 머물고 있는 미국의 실질금리로 인해 채권보다 실물자산 보유의 매력이 크다는 점 등이다.
다만 한편에서는 이탈리아 등 유로존 재정위기가 악화돼 금을 다량으로 보유 중인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금 매각으로 재원을 마련하려 들 경우 금값이 다시 폭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신창훈 기자/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