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 위기 완화 전망과 달러화 약세의 지속으로 금 은 구리 원유 등 원자재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에따라 한동안 주춤했던 원자재 투자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신중한 모습이다.
대우증권에 따르면 주요 국제 상품 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CRB지수는 지난주 3.9% 상승했고, 9월28일 이후 한달 간 8.4% 올랐다.
특히 일주일새 은값의 상승률은 13.1%로 가장 높았다. 이어 구리(12.9%), 금(6.9%), 서부텍사스중질유(WTI, 6.8%), 아연(6.5%), 니켈(5.4%), 알루미늄(4.9%) 등의 순이다. 이에 비해 밀(2.0%), 옥수수(0.9%), 콩(0.4%), 원당(-1.2%) 등 농산물값은 상대적으로 주춤했다.
한달(9.28~10.28) 기준으로 기간을 넓혀 보면 WTI 가격이 17.8% 가장 큰폭으로 뛰었고, 은(17.3%), 구리(11.7%), 옥수수(10.5%), 니켈(7.9%), 금(7.8%), 밀(5.8%), 콩(3.2%) 등이 뒤를 이었다.
원자재 펀드 수익률도 일주일 4.13%, 한달 5.90%를 나타내 반등조짐이 뚜렷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완만하게나마 원자재값의 가격회복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효근 대우증권 연구원은 “선진국의 경기 부양책 모색과 신흥국의 긴축 완화가 뒤따를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완화하면서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급이 빠듯한 원유 구리 옥수수 등의 경우 거시 경제 여건이 개선된다면 다음달에도 가격 반등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유럽 재정 위기 및 성장 둔화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경계할 필요가 있어 가파른 상승세는 나타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원자재는 경기에 민감한데 아직도 세계 경기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많다. 신한금융투자는 11월 자산시장 투자전략 보고서에서 “금의 상승 추세는 유지되지고 있지만, 상반기 같은 상승 탄력은 없을 것이고, 원유의 경우 배럴당 80달러를 지지선으로 85~95달러선을 등락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단기적으로 금, 원유에 대한 ‘중립’ 의견을 제시했다. 하나대투증권 웰쓰케어센터도 “인플레이션 헤지 및 분산 투자 대상인 원자재의 투자 매력은 중장기적으로 유효하나 최근 유로존 해결 기대로 가격이 회복을 보인 만큼 단기적인 추가 상승 모멘텀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김영화 기자@kimyo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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