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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액예금 금리우대…은행 친서민 팔걷다?
서민 고객에 대한 시중은행들의 ‘예우’가 달라지고 있다. 부유층의 거액 예금보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소액예금에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있다. 이른바 역발상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예치기간이 긴 소액예금자를 유치하는 것이 안정적인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 더해 ‘탐욕’ 논란을 벗고 친 서민 이미지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은 최근 500만원 이하의 소액예금에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리틀빅 정기예금’을 출시해 주목 받고 있다. 예금이 적을수록 우대 금리가 오르는 독특한 구조다. 기본금리는 연 3.7%이며 가입 최저금액인 100만원을 예금하는 고객이 최고 0.4% 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소액 고객 수가 적다는 판단하에 소액예금 우대금리를 통해 고객층을 넓히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안정적인 자산관리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판단, 서민고객 잡기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하나은행은 대출금액 1억원 이하의 주택담보 대출고객에게 금리우대 및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주는 ‘하나 소액우대 모기지론’을 내놓기도 했다.
우리은행도 ‘우리아이사랑통장’을 출시해, 소액에 대해 우대금리 및 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내년 3월 말까지 100만원 이하 예금에 연 3.5%의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소액 고객에게 금리를 우대하는 역발상 히트상품의 시초는 IBK기업은행이 2년전 내놓은 서민섬김통장이다. 서민섬김통장은 가입 최저한도가 없으며 1년 만기 적금의 경우 단 1만원만 넣어도 연 4.5%의 금리가 제공된다. 이 상품은 이달에 누적 가입계좌수 83만건, 판매액 4조원을 넘어서며 소비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아울러 기업은행의 IBK급여통장도 소액우대형을 선택해 통장잔액을 50만원 이하로 설정했을 경우 연 3.2%의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도 지난 2008년부터 소액예금 고객에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하는 ‘KB스타트 통장’을 판매하고 있다. 18세부터 만 35세 개인 고객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이 상품은 평균 잔액 100만원 이하인 고객에 대해 연 4% 이자를 지급한다. 서민들의 요구불예금 평균 잔액이 30만~4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착안, 서민고객을 끌어안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출시 이후 줄곧 하루에 2000,3000좌씩 가입자가 늘어 10월말 현재 가입좌수는 273만좌에 달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거액 예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예치기간이 긴 소액예금 고객층을 넓히면 자금조달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 역발상 상품 출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들이 수수료 및 예대마진으로 이자놀음을 한다는 최근 비판도 신상품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만 은행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소액우대 예금상품에 예치액 상한선을 지나치게 낮게 설정함으로써 서민들이 종잣돈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남현 기자/airins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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