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는 감사원 지적을 수용해 2개 이상의 사업장 가입자에 대한 월 평균소득 산정방식을 바꾸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31일 밝혔다.
그동안 국민연금 가입자의 월 평균소득(A값)과 수령액을 계산할 때 2명으로 계산되던 복수 사업장 가입자를 1명으로 처리하고 사업장별 소득을 합산해 반영하는 방식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복수 사업장에서 국민연금에 가입한 사람은 지난 2008년 9만5000명, 2009년 10만6000명, 지난해에는 12만7000여명이었다.
지난해 투잡족 12만7000명 가운데 종별 동시 신청자 등을 제외한 순수 복수 사업장 가입자는 7만1888명이다.
복지부가 국민연금 수령액 계산방식을 바꿔 이들을 2명이 아닌 1명으로 처리하면 1인당 월 평균소득(전체 가입자의 3년치 월 소득액을 전체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수로 나눈 값)은 2207원이 늘어난다. 또 이 소득액을 적용하면 1인당 연금 수령액은 평균 162원이 인상된다.
복지부는 이런 계산방식 변경 방침을 감사원에 통보하고 국민연금심의위원회 보고를 거쳐 내달 중 시행령 개정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시행령 개정은 대략 연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통상 매년 4월에 새로운 A값이 산출되는 만큼 새 계산방식은 내년 4월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새로운 계산방식을 이미 지급된 연금에 소급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복지부의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사업장 가입자의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근로 형태가 다양화하는 상황을 감안해 정책 변화 차원에서 감사원의 지적을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부의 입법형성권을 인정한 대법원 판례가 있는 데다 계산방식 변경으로 연금 수령자가 받게 될 실질적인 수혜가 크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해 과거지급분에 대해서는 소급적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최근 국민연금공단에 대한 종합감사 결과를 통해 공단이 1989년부터 2009년 9월까지 투잡족을 2명으로 계산해 약 580억원의 연금을 덜 지급했다고 지적하고 계산방식 변경을 권고한 바 있다.
박도제 기자/pdj24@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