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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상공인을 제휴 사업자로” 한샘식 상생경영 눈길
중국 제품과의 경쟁에서 밀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을 제휴 사업자로 받아들이는 한샘의 상생경영이 눈길을 끈다. 힘들여 제품을 만들어 봐야 품질과 디자인은 대형사에 밀리고, 가격에선 중국산과 경쟁이 안되는 국내 영세 부엌가구 관련 사업자들에겐 가뭄의 단비 격이다.

최양하 한샘 회장은 23일 소비자의 선택과 시공이 쉽도록 옵션을 최소화해 마치 기성복처럼 고를 수 있게 디자인한 부엌시스템 ‘한샘IK V2’를 출시하면서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한샘은 우선 기존 사업자가 영업, 시공, 서비스 등에서 제휴 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했다. 소규모 영세 부엌가구 제조업체나 아파트단지나 주택가 등 지역사회에서 인테리어자재를 판매ㆍ시공하는 소상공인 사업자가 대상이다. 사업자들은 한샘과의 제휴를 통해 교육훈련을 받은 다음 한샘의 부엌제품 영업을 하거나 시공사업을 하면 된다.

최 회장은 “월 매출 1000만~2000만원 규모의 인테리어 업체들을 중심으로 제휴사업자를 3000개 이상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국내 부엌가구 시장점유율을 50%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요즈음 화두가 되고 있는 동반성장의 한 방식으로 이해된다. 일부 대형 건자재업체들이 직접 시공사업까지 나서면서 인테리어사업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한샘의 신제품은 옵션을 줄임에 따라 제조공정이 단축돼 유럽산과 맞먹는 디자인과 고품질이면서도 중저가(200만원대)대로 책정됐다. 소비자들이 맞춤옷이 아니라 기성복 고르듯 손쉽게 선택할 수 있게 하고, 이를 저렴한 가격에 다량 공급하자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제휴 사업자는 기존처럼 고용과 성장을 유지할 수 있고, 한샘도 비(非)브랜드 제품이 80%를 차지하는 이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겠다는 복안이다. 즉, ‘사제(私製)’라고 불리는 저가 제품들을 대체하면서도 기존 사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방식을 택한 셈이다.

‘한샘IK V2’는 기능은 강화하면서도 소비자 선택과 시공이 쉽도록 옵션을 최소화, 마치 기성복처럼 고를 수 있게 디자인된 게 특징이다. 다양한 옵션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반면, 시공 시간은 종전 8시간에서 4시간으로 단축했다. 상담, 설계 등의 복잡한 맞춤형 공정을 최소화하되 소비자가 선택한 가격대 그대로의 제품을 설치해 준다.

최 회장은 “상담, 설계, 제조, 시공 모든 공정에서 고객에게 가장 적합한 제품을 만들어 팔려는 것”이라며 “비싸고 만들기 힘든 맞춤옷에서 싸고 품질 좋은 기성복으로 전환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이같은 제품력과 사업자 연합전선을 구축할 경우 세계 최대 인테리어업체인 이케아(IKEA)가 국내 들어와도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 회장은 “부엌가구사업은 공정이 복잡해 인테리어 및 건자재사업자들에겐 무덤과 같다. 국내에서 전문성과 오랜 경험을 갖췄기 때문에 이케아가 국내 진출하더라도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문술 기자/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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