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금시장이 악화돼 위기가 다시 발생한다면 자금 조달 측면에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가장 위험하다는 주장이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에 의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그 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한국을 지난 2008년 후반기부터 몰아친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잘 극복한 국가로 꼽아왔으나, 이번 모건스탠리의 보고서는 이러한 그 동안의 시각과 다른 것으로 주목된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들은 표면적인 평가지표의 일부를 사용한 분석이라면서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보고서가 점차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는 한국에 대한 투자은행들의 시각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1일 ‘아시아 신용전략’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자금 조달 리스크에 따른 충격흡수 정도를 평가한 결과 아시아 8개국 중 한국이 최하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국가는 한국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인도 인도네시아 대만 등으로, 한국은 2008년에도 8위를 차지했다.

자금 조달 리스크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나라로는 중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순으로 꼽혔다. 대만이 4위, 인도가 5위,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공동 6위로 나왔다.

이 보고서는 전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자금조달 능력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졌다고 평가했다. 그 당시보다 외환보유고가 늘어났고 은행 시스템은 외국이나 금융기관간 자금조달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분석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도 금융위기 이후 2년 6개월간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위험 노출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크다는 것이 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순위 산정에 사용된 지표는 대외 부채상환능력 비율(coverage ratio)과 예대율(LDR)로 한국의 이 순위가 아시아 8개국 중 가장 낮다는 것. 대외 부채상환능력 비율은 외환보유고를 외채 규모 등으로 나눈 비율이다. 예대율은 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로서 은행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다.

국내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금융시스템이나 위기관리 능력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것이라기보다는 일부 지표만 갖고 분석한 것으로, 이를 한국이나 한국의 은행들에 대한 투자부적절성과 연결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모건스탠리 분석이 최근 한국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부정적 시각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는 만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