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과 원유(原乳) 생산량 감소로 우유 부족현상이 심화되면서 9월 개학과 함께 우유대란이 터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때문에 우유 공급 부족으로 재고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제품 관련 종목들은 뚜렷한 상승세다.
우유대란 가능성이 제기된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매일유업은 9.38%, 남양유업은 1.60%, 빙그레는 0.81% 올랐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유가공업체들은 그간 수익성이 크지 않은 제품도 만들었는데 공급 부족으로 재고가 남지 않아 수익성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원유 생산량 감소는 올해 전국을 휩쓴 구제역 여파로 젖소들이 살처분된데다 여름철 젖소들의 식욕 저하로 공급이 평소보다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여름철을 맞아 아이스 카페라테 등 우유가 들어간 커피 음료의 판매량이 늘어나며 수요는 크게 늘었다. 9월 초등학교 개학 이후 우유 수급은 더욱 불안해질 전망이다.
공급부족으로 원유가격이 오르면 유가공업체들의 유제품 가격 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유가격 인상시 유가공품 가격 조정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최근 사료값 상승을 겪고 있는 낙농가에서는 원유가 인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이 컵커피값 담합으로 각각 54억원, 74억원 등 과징금을 부과받은 것도 악재로 꼽히나, 당장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
남양유업의 경우 과징금 부과에도 불구하고 최근 출시한 커피믹스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 주가는 14일 이후 오히려 6% 가량 올랐다.
‘바나나맛 우유’로 유명한 빙그레 역시 커피음료 ‘아카펠라’ 등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대비 매출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빙그레에 대해 “올해 예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9.7배 수준으로 시장 평균(11배) 대비 약간 싼 편”이라고 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