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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정부-한은 첫 거시정책協 개최 의미…물가 등 거시정책 공감대 마련
시장개방 통한 수급안정

독과점 문제 대응 등

장·단기 정책 병행 강조

한은 독립성 우려 목소리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간 첫 거시정책협회의가 열렸다. 지금까지 두 기관 간 교류는 수장 간 상견례나 금융위기 수준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실무자급 정보교류 수준이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의식한 과도한 단절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히려 관(官) 우위의 한국적 상황에서 중앙은행 독립성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주장도 있다.

사실 이번 회의는 성과보다도 이 같은 성격의 정기적인 협의체가 만들어져 첫 모임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뉴스’다. 동시에 통화정책의 최종 책임자인 한은의 독립성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우려는 앞으로도 끊임없이 제기될 전망이다.
▶물가안정 최우선 의견 함께=이날 회의의 주요 안건은 역시 ‘물가’였다. 문제는 더 이상 쥐어짜도 물가관리를 위해 특별하게 나올 게 없다는 데 있다. 양 기관은 오늘 회의 이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물가안정을 위해 유통구조개선과 독과점 등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분야에 정책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데 필요성을 공감했다고 밝혔다. 또 선진국 재정위기 및 성장세 둔화 우려, 신흥국의 인플레 확산에 따른 긴축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을 집중 점검했다고 덧붙였다.

경제당국도 쏟아지는 압박에 코너에 몰렸다. 물가담당 관료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더욱 긴밀해지는 정부-한은 정책공조=이날 양 기관은 회의 직후 내놓은 보도참고자료에서 “최근 경제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물가안정에 두어야 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며 “단기적으로 시장개방을 통한 수급안정 등 미시적 대응과 유통구조 개선, 독과점 문제 대응 등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분야에 정책노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양 기관이 물가안정에 대한 정책공조의 입장을 확실하게 밝힌 셈이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25일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정책협의회를 가졌다. 두 기관이 공식적으로 만나 거시경제를 논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룡(오른쪽)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부총재가 악수를 나누고 있다.                                         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또 향후 연구과제 선정과 결과도 함께 공유하기로 했다. 양 측은 주요국의 물가불안이 수입물가를 통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및 우리나라 물가구조 분석 등을 물가안정을 위한 중점 연구과제로 선정해 양 기관이 면밀히 연구ㆍ검토하고 결과를 사후 공유하는 등 기관 간 협조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양 측은 또 협의회가 거시정책 당국 사이의 정보 공유와 국내외 경제 현안에 대한 상호의견 교환 등에 기여할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 하고, 8월 중 2차 회의를 열기로 했다.

▶취지는 좋지만 한은의 독립성 우려=참석자들은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세간의 우려를 선제적 차단이라도 하듯 모두 발언에서도 관련 발언을 빼놓지 않았다. 임종룡 차관은 “정부와 중앙은행이 각각 담당하는 거시정책의 적시성과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협의회를 열게 됐다”고 설명한 후 “특히 정부로서는 가장 중점적으로 점검이 필요하고 적극적으로 정책대응을 모색하는 분야가 물가”라며 한은과의 협조를 강조했다. 이주열 부총재도 해외 사례를 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와 중앙은행 간 협조를 강조했다.

하지만 통화정책의 최종 결정자인 한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는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은의 독립성 자체가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한은이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다는 기본 원칙을 공고히 한다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은과 재정부의 역할이 겹치는 부분은 특히 물가와 외화 유동성”이라면서 “금융위기 과정에서 대외 신인도가 약화됐던 부분과 외환시장, 단기외채 등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눌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박지웅·조현숙 기자/goa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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