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보유잔고 사상최대
10년물 순매수비중 48%급증
우리나라의 원화가 세계가 인정하는 안전자산이 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동준 동부증권 투자전략본부장은 25일 “미국과 남유럽의 디폴트 리스크 전개에 따라 자금을 신속하게 빼야 할 위험과 불확실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이 떨어지는 원화 국고채 10년물 매수를 강화하고 있는 것은 원화채권의 지위가 안전자산으로 격상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7월 들어 20일까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고는 1조8000억원이 급증한 82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특히 10년물 순매수 비중은 2011년 상반기 중 1.3%에 불과했지만 7월 중 48.4%으로 급증했다. 국고채 10년물 순매수 2조100억원 중 1조8800억원은 경과물(10년물로 발행된 잔존 만기 9년 이하 채권)로 유동성이 낮아 이벤트 발생 시 매도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신 본부장은 단기 환차익을 노린 민간자금이라기보다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등 자산배분상 만기보유 목적의 자금인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정부채권지수(WGBI)를 통화별로 분류해보면, 재정건전성의 문제와 신용등급 하향, 통화약세 위험이 있는 달러, 유로, 엔의 비중이 88.2%에 달하는데, 재정위험이 단기간에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원화를 비롯한 아시아채권 편입은 이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논리다. 신 본부장은 “지난주 후반 과세율 인상 등 외국인 채권투자 유입에 대한 추가 규제책이 논의되고 있음에도 자금유입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세금 문제에서 자유로운 중앙은행의 외환보유액 등 만기보유 목적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