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자들에 직접 영업
영문보고서 등 작성 애로
주말엔 몰아치기식 공부도
고학력의 대명사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최근 ‘영어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영어쯤이야 하면서 입사했지만, 비즈니스로 닥치다보니 부담백배다. 국내 기관투자자를 찾아가 주식 영업을 해야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해외투자자들에게는 영어를 기본으로 소통을 해야 하는데, ‘돈’이 걸린 민감한 업무인 만큼 웬만한 실력으로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NDR(Non-Deal Road show)를 갔을 때는 통역요원의 도움을 받지만, 행사 이후 e-메일이나 전화로 날라오는 각종 데이터나 설명을 요구할 때는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해외 NDR는 물론 국내 시장에 관심이 있는 해외 기관투자자들까지도 직접 접촉해 영업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더욱 심하다. 심지어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해 영문 리포트까지 써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몇 년 영어를 쓰지 않아 감이 떨어져 있는데 최근 해외 쪽에서 요구가 많아 머리가 아프다”고 말했다.
얼마 전부터 영어학원을 다닌다는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경우는 하루 24시간을 쪼개고 또 쪼개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온종일 각종 데이터와 싸우다, 퇴근 후에는 각종 접대 및 술자리를 갖다 보니 마땅히 영어공부할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것. 결국 그는 주말 시간을 이용해 몰아치기식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반면 영어 스트레스를 남들보다 조금 일찍 극복한 증권사들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미국, 홍콩, 브라질 등 많은 해외 현지법인과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다보니 수년 전부터 영어 가능자 위주로 애널리스트를 모집해 교육해 왔다. 대부분 애널리스트가 별문제 없이 영어로 보고서를 낼 정도다.
최근 10년간 외국계증권사 출신의 리서치센터장이 대부분이었던 삼성증권과, 해외영업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는 우리투자증권 등도 애널리스트들의 영어실력이 뛰어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밖에도 동부증권 등 일부 베스트애널리스트도 개별적으로 영문보고서를 내고 있다.
허연회·최재원 기자/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