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동 주공·번동 주공 등
시외곽 상대적으로 유리
석관·정릉동에도 일부 가능
고양 행신·수원 영통 등
인접 경기지역이 나을수도
올가을 결혼 예정인 회사원 김모(32) 씨는 신접살림을 차릴 전셋집을 구하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 땡볕 더위 속에서도 주말마다 예비 신부와 함께 부동산 중개업소를 전전하며 애써봐도 전세물건이 없다거나, 당초 알던 가격대보다 족히 수천만원 뛰었다는 말에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 입사 이후 5년을 알뜰하게 결혼자금을 모아왔다 자부했지만, 최근 살인적인 전세난으로 신혼집 선택폭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이 당혹스럽기만 했다. 김 씨는 출퇴근시 교통 편의성이나 주거환경 등을 따지다가도, 결국엔 전셋값이 최대 변수임을 재확인하곤 냉혹한 현실에 쓴맛을 다셨다.
올초 한 결혼정보회사 조사를 보면, 2009년기준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지출비용은 약 1억7500만원선. 그동안의 물가상승분과 기타 혼수 비용 등을 고려할 경우 현재 신혼집을 구하는 데 쓸 수 있는 평균 비용은 1억5000만원 내외로 추산된다.
가격만 따지면, 현재 평균 전셋값이 3.3㎡당 525만원(부동산114 조사 기준)으로 서울에서 가장 낮은 금천구가 신혼집 후보 지역 1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 소형 아파트 전세물건은 ‘가뭄에 콩나듯’ 드물다. 1억3250만원선에 거래되는 주공14단지 76㎡(공급면적 기준)형 정도가 그나마 눈에 띈다.
3.3㎡당 전세금이 556만원으로 금천구에 이어 두번째로 싼 도봉구는 2856가구의 대단지인 창동의 주공3단지를 주목할 만하다. 79㎡형 전세금이 1억4500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음으로 전셋값(3.3㎡당 560만원)이 싼 강북구는 번동의 주공1단지 69㎡가 1억250만원, 주공4단지 76㎡가 1억3500만원에 전세 시세가 형성돼있다.
서울에서 전세값이 가장 비싼 서초(3.3㎡당 1253만원)ㆍ강남(1154만원)ㆍ송파(970만원) 등 강남3구 입성은 말그대로 ‘언감생심’이다. 그나마 1997년 입주한 송파구 거여동의 도시개발1단지 70㎡형이 1억3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어 고려해볼만 하다.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은 경기도 지역을 둘러보는 것도 또다른 방편일 수 있다. 도심 진입이 수월한 고양시 행신동의 샘터주공2단지 84㎡는 1억3750만원, 화정동의 달빛라이프 70㎡는 1억750만원 선에서 전세물건이 나오고 있다.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다는 영등포구 신길동 S공인 관계자는 “신혼부부가 예상하는 자금 규모나 입지 환경은 대부분 엇비슷하기 때문에 눈에 띄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당일 거래가 이뤄질 정도로 대기수요가 많다”며 “우선 그나마 물량이 풍부한 대단지를 중심으로 발품을 들여가며 여러 조건을 꼼꼼히 따져봐야 괜찮은 신혼집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