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잇단 유럽진출 영향
先수비-後역습 전술 득세
코파 골가뭄 이변속출
화려한 테크닉과 다득점이 묘미였던 남미축구에 골가뭄이 들었다.
남미 축구는 전통적으로 화려한 기술을 갖춘 공격축구가 강점이었다. 당연히 역대 코파 아메리카는 골 폭죽이 많이 터졌고 이는 팬들에게 유럽축구와는 또 다른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2011 대회에서는 눈에 띄는 변화를 보였다. 2007년 대회에선 조별리그에서 전체 50골이 터졌지만 이번 대회는 37골에 그쳤다. 이번 대회는 선수비-후역습이라는 유럽식 실리주의 전술이 득세하면서 각 팀의 골득점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남미축구의 양대산맥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이번 대회에서 4강 탈락으로 체면을 구긴 것도 골 가뭄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별 리그 최다골 팀인 브라질은 에콰도르와의 조별 리그 최종전에서 4골을 몰아넣은 걸 제외하면 앞선 조별 리그 2경기에서 단 2골을 넣는데 그쳤다. 아르헨티나도 조별 리그 최종전 3골을 제외하면 이전 2경기에서 단 1골을 넣었다.
남미축구에 유럽 바람이 불게된 것은 선수들의 유럽 진출이 큰 몫을 했다는 평가다. 브라질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둥가 감독이 부임하면서 유럽 스타일의 축구로 변하기 시작했고, 베네수엘라와 페루 같은 남미 하위권팀들도 실리주의 전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나 브라질의 몰락은 전력이 예전만 못한 것도 원인이었다.
브라질 마누 메네세스 감독은 지난 남아공 월드컵서 주전으로 뛰었던 선수들 중 단 4명만을 이번 코파아메리카에서 주전으로 세웠다. 아르헨티나는 팀워크의 부재와 수비수들의 질적 저하가 탈락원인으로 꼽히고 있어 이번 대회가 남미축구 변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심형준 기자/ cerj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