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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GLS와 시너지 글쎄”…시장은‘시큰둥’
CJ, 대한통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증시 반응은
가용현금 6300억 부족

지분매각까지 차질땐

외부조달자금 1조 육박

인수주체 CJ제일제당

물류사업과 연관성 적어

실적변동성 확대 우려도





CJ그룹이 대한통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수가 유력해졌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시너지도 제한적인데다 인수 금액도 너무 크다는 평가다. 유동성 위기를 겪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거치며 대한통운의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점도 CJ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29일 이번 M&A 관련 CJ그룹에 대한 증권가 분석은 부정적 내용 일색이다. 대한통운의 주당순자산가치(BPS)는 9만7805원 수준인데, CJ의 인수가는 21만5000원으로 BPS 대비 121.5%에 달한다. HMC투자증권이 분석한 CJ그룹의 가용현금은 1조862억원인데 비해 총 인수대금은 2조3180억원이다. 은행권 투자확약서 6000억원을 제외하더라도 6318억원이 부족하다. 그나마도 3452억원에 달하는 삼성생명 지분매각 차익이 반영될 때의 얘기다. 지분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외부에서 조달해야 할 돈은 1조원에 육박하게 된다.

CJ의 회사채 발행 조건은 연 4.24%수준이다. 6300억원 차입 시 연간 267억원, 1조원 차입 시 연간 424억원의 이자 비용이 나간다. 대한통운의 올 순익 전망은 약 1000억원 정도다. 여기에 CJ그룹이 확보할 지분율을 곱하면 지분법 이익이 되는데, 35% 지분확보 시 350억원 수준이다. 연간 350억원을 벌자고 267억원, 또는 424억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하는 셈이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 보유에 따른 이자수익과 삼성생명 배당수익, 유휴부동산의 가치상승 등의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수치상 남는 장사가 아니다.


2008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할 때만 해도 자산재평가 등을 통해 빼나갈 수 있는 돈이 많았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인수가격은 4조1040억원인데, 2008년말 대한통운의 순자산가치 4조8454억원 보다 적다. CJ의 총 인수가격 2조3180억원은 작년말 대한통운 순자산가치 1조9723억원보다 많다. 특히 금호아시아나는 2009년 유상감자를 통해 약 1조5000억원을 회수한 것을 비롯해 각종 자산을 대한통운에 매각하는 등의 방법으로 적잖은 현금을 빼갔다. 그래도 시너지라도 있으면 미래가치에 기대를 걸만한 데, 그렇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김주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인수주체로 나선 CJ제일제당의 본 사업과 관련성이 크지 않아 인수 이후 물류비 절감 이외의 시너지 효과가 제한적이다”라고 지적했다. 정혜승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CJ그룹의 물류회사인 CJ GLS의 그룹관련 매출액은 2924억원이다. 향후 대한통운과 거래시 물류비 원가가 절감될 수 있겠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다. 제한적인 시너지 대비 과도한 프리미엄을 지급, 차후 영업권 손상평가에 따른 평가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CJ의 실적변동성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한통운에 대해서는 시너지도 크고 자금력도 탄탄한 포스코-삼성 컨소시엄이라는 대주주를 놓친데 대한 실망감이 크다. 2001년 동아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제대로 된 대주주를 만나지 못하다 2008년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편입됐지만, 기업가치가 높아지기는 커녕 오히려 기업가치가 더 훼손됐기 때문이다. 다만 대한통운 매각대금이 유입될 아시아나항공 등 금호아시아나 계열사와, 잇단 M&A 투자로 우려를 샀던 포스코 관련주들은 수혜주로 평가되고 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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