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기지표 둔화는 ‘소프트패치’(경기가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일까?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기준금리 인상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경기를 전망하면서 “현재 약간 소프트패치라고 얘기할 정도로 성장세가 주춤한 상태이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갈 것(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또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QE2(2차 양적완화)의 6월 종료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 미국이 출구전략을 언제 시작할 것이냐 하는 것”이라며 “아마도 올해는 아니고 내년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예측했다.
최근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성장동력이 다시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시점에 미 경제 대한 김 총재의 시각은 일단 긍정적이다.
한은은 지난 10일 발간한 ‘미국의 경기회복 모멘텀 악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에서 “최근 경기둔화는 3~4월 중 국제유가 상승과 일부 산업에서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며 경기회복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개인 소비 위축 가능성에 대해 보고서는 “최근 가계소득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는 물가상승과 정부지원(세금환급)이 축소됐기 때문이며 임금소득의 증가세는 지속되고 있다”며 “고용상황도 불규칙 요인이 소멸되면 개선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투자 여건에 대해 보고서는 “기업수익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재고가 감소하는 등 기업의 투자 및 고용확대 여력이 충분한 상태”라며 “현재 기업의 충격흡수 능력은 지난해 더블딥 우려가 제기된 때보다 더욱 견고해졌다”고 진단했다.
수출 여건에 대해 보고서는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 기조로 세계경제가 4%대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수출여건도 점차 개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외부 충격이 일시적일 경우 하반기 이후 미국경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다만 최근 들어 미국의 경기회복 속도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낙관적 전망이 연초에 비해 크게 약화된 만큼 이들의 자신감 회복이 얼마나 빨라 이뤄지느냐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chuns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