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땅을 살 때는 개별 땅의 입지조건이나 가격을 따지기 전에 먼저 그 지역(크게는 里단위, 작게는 마을 단위)의 가치를 파악해야 한다. 지역 가치가 높은 땅을 골라야 나중에 전원생활을 누리면서 땅값 상승이라는 ‘덤’을 얻을 수 있다. 지역 가치가 높은 땅은 배산임수, 남향 등의 자연환경은 물론 개발호재, 문화·교육시설, 생활편의시설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2)지역을 선택할 때는 반드시 ‘재해지도’부터 살펴라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상이변으로 매년 폭설과 폭우, 가뭄 등 자연재해가 심각하다. 따라서 보금자리 터로 점찍은 지역이 있다면, 먼저 해당 관청을 찾아 그 지역에 대한 자연재해 정보를 확인한다. 상습적, 반복적으로 자연재해를 입는 곳은 각 자치단체가 작성하는 재해정보 지도를 보면 파악할 수 있다.
(3)정부의 귀농·귀촌 지원책을 적극 활용하라
정부는 예비 귀농·귀촌인이나 이제 막 전원생활에 들어간 이들의 성공적인 시골 정착을 돕기 위해 전원주택 신축 및 구입, 농지 및 임야 구입을 지원하고 있다. 전원주택 구입 및 신축 자금은 세대당 최고 4000만 원, 농지 및 임야 구입 자금은 세대당 최고 2억 원까지 대출 지원(이차보전 방식)을 해준다. 연리 3%로 5년 거치 10년 분할 상환 조건이다.
(4)부동산은 현장이다. 인터넷 믿지말고 발품을 팔아라
지인이나 중개업자를 통해 땅을 소개받고, 인터넷을 통해 해당 땅에 대한 정보를 대략 파악한 뒤 서둘러 (가)계약을 맺는 것은 금물이다. 반드시 현장을 찾아 토지이용계획확인서, 토지대장, 지적도 등 공부와 다른 점은 없는지, 물을 얻기는 용이한지, 이웃 땅과의 분쟁 여지는 없는지, 주변에 혐오시설은 없는지 등을 상세하게 파악해야 한다. 물론 발품을 팔기 전에 먼저 인터넷 위성지도와 항공사진 등을 통해 도로, 등고선, 땅의 모양과 활용도 등을 살핀다.
(5)내 것이 될 땅은 첫눈에 ‘필’이 꽂힌다. 땅에 대한 느낌이 중요하다.
전원보금자리용으로 어떤 땅을 처음 봤을 때 입지, 진입로 등 몇몇 객관적인 기준 외에도 뭔가 포근하고 아늑한, 그래서 끌어들이는 느낌이 오는 땅이 있다면, 자주 찾아가 그 느낌을 재차 확인해본다. 땅도 인연이기 때문이다. 첫눈에 반한 땅은 정성껏 가꾸고 보살피기 마련이고, 그 결과 누구나 마음에 드는 좋은 땅으로 거듭나게 된다.
(6)턱없이 싼 매물에는 반드시 함정이 있다.
땅의 가격은 시세든, 호가든 그 땅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풍수, 입지, 생활환경, 미래가치를 완벽하게 갖춘 땅이 터무니없이 싼 매물로 나올리는 없다. 급매물 역시도 주변 시세를 감안해 낮춰 내놓을 뿐이다. 따라서 턱없이 싼 땅은 뭔가 하자를 감추고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반드시 현장을 찾아가 왜 싸게 나왔는지 그 이유를 먼저 파악하고, 그래도 메리트가 있다면 그때 비로소 계약을 체결한다.
(7)오지 땅 사기전에 군부대부터 살펴라
시골 땅, 특히 경기도와 강원도 접경지역은 주변에 군부대 및 훈련장 등 군사시설이 많다. 이들 군 시설 주변의 땅은 가격이 바닥세를 면치 못한다. 따라서 오지 땅을 사려 할 때는 주변의 군 시설 현황 파악은 물론 혹시 신규 조성 계획이 있는지를 미리 확인한다. 그래서 시골 땅은 관리지역 등 개발 가능성이 높고 간선도로 접근성이 좋으며 마을이 형성된 곳이 좋다.
(8)정보 선점력과 분석력을 키워라
전원생활과 투자가치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토지정책의 흐름을 남들보다 빨리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 땅값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 개발은 바로 이 토지정책에 의해 진행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보 선점력과 분석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드러난 정보를 가공 처리하고, 현장을 직접 찾아가 숨어있는 가치를 발굴해내는 정보 분석력이 더욱 중요하다. 국토종합계획부터 지구단위계획에 이르기까지 각종 정책변화에 항상 관심을 가진다. 그러면 ‘미래의 땅’을 감지할 수 있다.
(9) ‘제도적 하자’가 되레 장점이 되는 땅을 노려라
수도권의 경우 문화재보호구역으로 묶이면 각종 규제로 인해 땅 값이 주변에 비해 낮게 형성된다. 하지만 지방의 시골 땅은 되레 쾌적성, 청정성을 강화시켜준다. 문화재보호구역 안에는 축사, 분묘 등 혐오시설을 설치할 수 없다. 반면 전원주택을 짓는 데는 그 절차가 조금 오래 걸릴 뿐 큰 문제는 없다. 열목어 서식지여서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국유림과 하천 등의 공유지를 앞마당, 정원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10)땅을 사면 농부의 마음을 가지고 오래 묵혀라
땅 매입 및 관리는 장 담그기와 같다. 오래 묵힐수록 숙성된 맛(투자가치)이 좋다. 따라서 나름대로 입지, 재료, 시세 분석을 마친 뒤에 땅을 골라 샀으면 농부의 마음으로 그저 애지중지 땅을 가꾸고 보살펴라. 실제 5년 단위와 10년 단위 연평균 수익률은 큰 차이가 난다. 10년보다 20년 후의 연평균 수익률이 훨씬 높은 것은 물론이다. 땅 테크는 그저 묵묵히 천직인 농사를 짓는 농부에게 주는 신의 축복처럼 단순할지도 모른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칼럼리스트,cafe,naver,com/rm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