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입 시너지 효과 미미
거래소 “불발돼도 손해없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 여부 발표(한국시간 22일 새벽 6시)를 앞두고 세 번째 도전하는 국내 증시의 반응이 영 시원찮다.
그간 편입되면 외국인 자금이 얼마가 들어올 것이라고 기대감에 부풀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지수 편입 기업들이나 시장 유동성 등 증시 펀더멘털보다는 외환 관련 제도나 지수 사용권 등 ‘정치적ㆍ제도적’ 요인에 편입 여부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편입 불발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국거래소 측도 “더는 지수 편입 여부를 두고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한국 증시가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해 ‘후보명단(Watchlist)’에 오른 것은 2008년이다.
첫 도전이었던 ‘현역’ 2009년에는 증권업계가 떠들썩했다. 발표 2주 전쯤 편입 연기 가능성 시사에도 기대는 여전했지만, 이스라엘만 편입에 성공하고 한국은 탈락했다.
2010년 ‘재수’ 때만 해도 국내외 투자자들의 이목은 집중됐다. 통상적으로 MSCI가 와치리스트로 올려놓고 2년 이상을 끌지 않았기 때문에 결론을 내릴 것이란 예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또 탈락.
이후 MSCI와 한국거래소가 국내 증시의 시세 데이터 사용을 놓고 법정 대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MSCI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는 대폭 낮아졌다.
지난달 26일 MSCI 바라 관계자가 거래소를 방문해 지수 사용권과 선진지수 편입에 관한 논의를 했지만 이번에도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는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고 있다. 지수 사용과 관련해서는 향후 논의는 지속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증시도 편입이 불발돼도 손해 볼 게 없다는 분위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수 사용권 문제에 대한 거래소의 입장이 여전히 보수적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편입 가능성은 이번에도 그다지 높지 않아 보인다.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다고 해도 일부에서 예상하는 것처럼 큰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다른 지수에서는 이미 한국을 선진국 시장으로 분류해놓고 있어 기관투자자들의 불만이 쌓여 있고, 와치리스트에만 3년이 넘게 묵혀 두는 것도 MSCI에는 부담이다.
안상미 기자/hu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