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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지켜낸 변호사 이번엔 김종창 수호신
부산저축은행그룹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진 뒤 잠적했던 김종창(63) 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9일 참고인 조사를 받으려고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옆엔 눈에 익은 한 남자가 따라 붙었다. 짙은 눈썹이 인상적인 그는, 매섭게 터지는 언론의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도 김 전 원장을 능숙하게 중앙수사부 조사실까지 안내했다. 그는 2~3년 전 경영권 편법 승계 등의 문제로 특검조사와 재판을 받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이완수(52·사법연수원 13기) 변호사. ‘삼성 재판’에서 이건희 회장을 지켰던 이 변호사는 이번엔 김종창 전 원장의 ‘수호신’으로 나서게 된 셈이다.

부산저축은행을 위해 각종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 탓에 대검 중수부의 예봉에 맞서야 하는 김 전 원장이 이완수 변호사에 기대기로 한 것은 이 변호사가 ‘삼성 재판’에서 보여준 활약 때문으로 보인다. 이완수 변호사는 이건희 회장이 수 차례 법정에 출두할 때마다 삼성 비서팀을 제치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이 회장을 에스코트했다.

이런 의전(儀典) 뿐 아니라 법리에도 강했다는 게 당시 삼성 관계자들의 평가다. 실제 그는 법정에서 조준웅 특검팀 공격의 허점을 파고들어 이 회장이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의 판결을 받아 구속을 막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당시 이 변호사와 함께 팀을 꾸렸던 조준형(51·연수원 19기) 변호사는 최근 최지성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보좌역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화제가 됐다.

이완수 변호사는 저축은행 수사를 지휘하는 김홍일(55·연수원 15기) 중수부장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이완수 변호사가 2004년 대전지검 차장검사를 할 때 김 중수부장은 대전지검 형사1부장검사였다.

이완수 변호사는 김종창 전 원장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 중수부에서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전 원장이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금감원·예금보험공사의 공동검사를 일주일 간 지연시키고 ▷감사원이 저축은행 부실검사를 한 금감원 직원에 대한 처벌 권고를 내리려 하자 이를 저지한 것 등에 대해 이 변호사는 금감원 조직을 보호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한 것일 뿐이라는 논리를 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14시간 동안 강도 높은 조사를 받고 나온 김 전 원장은 “충분히 소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검찰은 조만간 김 전 원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변호사가 어떤 식으로 방어를 하고 또 결과는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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