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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녀 등록금 생활고에, 50대 가장 스스로…
서울서 대학을 다니는 첫째와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는 둘째 자녀를 둔 50대 가장이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부산 서면거리에서 ‘등록금 반값 촛불시위’가 7일째 열리던 9일 오후 10시35분께 사상구의 한 상가건물에서 앞에 김모(51)씨가 추락해 숨져 있는 것을 길가던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한 경찰은 추락에 의한 골절상 이외에 타살 흔적을 찾을 수 없고 혼자 상가건물 옥상으로 올라가는 CC(폐쇄회로)TV 화면 등으로 볼 때 김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했다.

50대의 평범한 가장이었던 김 씨는 최근 취업을 위해 노력해왔다. 10년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내와 함께 부동산 사무실과 식당 등을 운영해봤지만 빚만 계속해서 늘어났다. 장사가 안돼 1억원가량의 빚만 안은 채 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최근에는 지인 소유의 소규모 모텔을 관리하며 다른 지역에서 대학에 다니는 두 자녀의 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해 왔다.

1억원이 넘는 빚과 이자를 감당하고 생활비를 벌기 위해서 취업을 해야겠다고 맘었지만 50대에 들어선 김 씨를 고용해줄 직장은 없었다. 지난해엔 학자금 융자를 내 자녀들의 학비를 댔지만 올해는 어떻하든 벌어서 보내줘야 했다. 가진건 작은 아파트 하나, 이마저도 융자를 많이 내 더이상 생활비와 자녀들에게 보내줄 학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었다.

평소에 질병을 앓고 있던 김 씨는 약봉지를 달고 살았다. 가장이라는 의무감으로 다시한번 일어서려 노력했지만 갈수록 어려워지는 생활고와 늘어나는 빚, 감당하기 어려운 학비 등등. 결국 김 씨가 자신이 감당해야했던 무거운 짐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벗어나려했던 것은 아닌지 가족들과 주위 사람들의 안타까운 마음에 할말을 잃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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