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배추 가격의 폭락세가 이어지면서 배추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올 들어 김치의 수입량은 오히려 크게 늘어나는 기묘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관세청과 aT(농수산물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9만9239t의 김치가 수입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6.5%가 늘었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의 김치 수출량은 1만900t으로 수입이 수출의 9배 정도다.
4월 한 달 동안에는 전년 대비 배에 달하는 2만670t의 김치가 수입되기도 했다.
‘밭의 배추를 수확도 하지 않고 다시 갈아엎을 정도로’ 값이 폭락한 상황에서 김치 수입이 느는 것은 주요 수입처인 중국의 김치생산 가격이 지난해보다도 더 낮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역시 지난해 배추와 마늘값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김치 생산비가 크게 늘었지만 올 들어 이들 가격이 안정되면서 김치 생산비도 10%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국내 배춧값이 아무리 싸졌다고 해도 여전히 수입 김치가격이 국내 완제품에 비해 절반 이상 싼 상황이다.
때문에 식당이나, 대형 급식소 등의 주요 김치 수요처들이 값싼 수입김치를 택하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식재료들의 가격이 전반적인 강세를 이어오면서 이들 김치 수요처들이 상대적으로 김치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초약세가 이어지고 있는 배추가격은 다음달 중순 이후는 돼야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정식의향면적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고지대 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는 다음달 하순 이후에 배추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승완 기자/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