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심리와 제조업 둔화 그리고 주택시장 침체가 완연해지면서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있다.
앞서 지난 1분기 미국 경제 성장률 1.8%로 나타나면서 미경제가 경기회복중 일시적인 둔화, 즉 소프트 패치에 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 사태로 미국 자동차 생산등 제조업 생산 감소가 드러나고 휘발유가격 급등으로 인한 소비 둔화가 뚜렸해지면서 더블딥을 점치는 비관론이 커졌다.
특히 오는 6월말에 연준의 6000억달러 규모 2차 양적완화(QE2)가 종료돼기 때문에 연준의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이 끝난후에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할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있다.
▶최근 지표 소프트패치 넘어=지난달 31일 나온 20개 대도시의 주택 가격 지수인 케이스 쉴러지수가 3월달에 1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인 3.6%가 하락한 것으로 드러나 미국 주택 시장은 확실한 더블딥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가격을 끌어올릴 가계 소득 증가가 더디고 무엇보다 고용 회복이 더뎌 실업률(9%)이 좀처럼 떨어지지않고있기 때문이다. 주택 가격이 다시 급락하면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를 위축시키게된다. 소비는 더딘 고용회복에 고유가로 움츠러들고 있다.
이날 나온 컨퍼런스보드의 5월 소비자신뢰지수도 60.8로 4월의 66.0(수정치)보다 크게 떨어졌다.
지난달 미국 주유소 휘발유가격이 갤런당 4달러대로 폭등하면서 소비가 크게 위축됐다고 CNBC 방송이 지적했다.
제조업 둔화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나온 미 시카고 공급관리자협회(ISM)의 구매관리지수(PMI)가 지난 4월 67.6에서 5월 56.6으로 하락했다. 하락은 예상됐지만 시장 예상치 60보다 낮은 결과이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의미한다.
▶2Q 전망 하향=이미 JP모건은 지난달 24일 자동차 제조업 감소를 이유로 2분기 미국경제 성장률을 3%에서 2.5%로 하향조정했고 골드만 삭스도 당초 4%에서 3.5%로 다시 3%로 거푸 내렸다. 올해초 4%대 였던 올해 성장률도 3% 선으로 줄줄리 내렸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은 모두 미국 자동차 산업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일본 부품 조달 문제로 1분기 생산이 10% 이상 떨어진게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대학의 누리엘 루비니 교수등 비관론자들은 더블딥 가능성이 이미 커졌다고 본다. 연준의 예상과 달리 고유가로 소비 심리가 이미 위축됐고 6월달에 연준의 QE2 종료로 시중 유동성도 위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프트 패치일지 아니면 더블딥의 전조인지에 대해서는 이코노미스트들의 진단이 엇갈린다.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마이클 퍼를로이는 현상황을 “소프트 패치라고 본다”면서 “이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며 더블딥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핌코의 엘 에라이언 CEO는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하반기에도 미국경제가 허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더블딥에 빠지지는 않을것이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QE3 힘들어 =문제는 하반기에 미국경제가 더블딥에 빠지더라도 연준이QE3를 시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11월 QE2 시행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연준 폐지론까지 주장하며 거세게 반대했기 때문에 연준으로서는 정치적 부담이 크다.
JP모건의 퍼를로이는 지난달말 보고서에서 무엇보다 인플레이션으로 이제는 미국도 연준이 돈을 풀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