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부실 영업정지 저축은행에 이어 2~3군데의 추가 퇴출이 예고되면서 저축은행 자금이동이 우려되고 있다.
올초 진행된 퇴출 과정에서 정상적인 저축은행의 예금도 급속히 빠져나간 만큼, 추가 퇴출 대상이 발표되면 자금이동이 더욱 빠르게 진행되리란 것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1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한 25개 저축은행의 예수금은 지난해 6월말 대비 4800억원 가량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면서 멀쩡한 곳에서도 예금이 인출된 것이다. 이들 25개 저축은행의 예수금은 전체 저축은행의 50%에 육박한다.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의 매각 결정도 저축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자금흐름 규모를 가늠해볼 변수다. 하나대투증권 김상훈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들의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면 예금자들은 가지급금을 제외한 나머지 예금도 인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으로 자금유입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 은행 수신은 전달에 비해 11조6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전체 은행 수신 잔액 1061조원 중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전월보다 4조2000억원 늘어난 313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정기예금은 503조원으로 한달새 7조2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그 동안 감소세를 보이던 CD(양도성예금증서)도 9000억원 증가해 3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은행채는 154조9000억원으로 7000억원 감소했다.
한편 저축은행의 예대 금리차는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저축은행 대출금리는 전월과 같은 연 15.41%로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연 5.01%로 전월보다 0.15%포인트가 떨어지면서 지난해 5월 -0.47%포인트 이후 최대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예대금리차는 10.40%포인트로 지난 1월 10.42%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저축은행들이 지난 1~2월 예금인출 사태로 부족해진 수신고를 채우려고 3월에 예금금리를 대폭 올렸으나 두달 연속 이같은 금리를 유지하기 어려워 기존 금리로 복귀한 것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신창훈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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