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수 특급 스포’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 글은 두 가수가 미션곡 등을 놓고 예민해져 언성을 높이는 등 크게 싸워 녹화가 무산될 뻔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해당 가수를 옥주현으로 실명화해 옥주현이 엄청난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 이 일은 방송사고까지 유발했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라디오 ‘옥주현의 가요광장’ 방송 도중 옥주현은 악성 댓글에 눈물을 참지 못하고 방송 중간 뛰쳐나갔고, 제작진은 급히 노래를 대체하고 옥주현을 다독인 후 라디오 진행을 마무리했다.
옥주현은 논란 속에도 1위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버텨내 칭찬을 받고 있다.
프로그램의 인기만큼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나가수’의 제작진은 스포일러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스태프뿐만 아니라 500명의 청중평가단이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의 유출을 완벽히 차단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 ‘나가수’ 녹화일에 MBC에 평소 잘 보이지 않던 노래 잘 하는 가수가 입장한 것만 보고도 새 멤버가 누구냐에 대한 스포일러로 나올 수 있다.
‘나가수’ 초반 정엽의 탈락과 임재범의 투입 사실이 스포일러와 그대로 일치하는 바람에 보는 맛이 줄어든 반면 지난 22일 결과는 윤도현 탈락 스포일러와 달리 김연우가 탈락해, 스포일러가 허를 찔리기도 했다. 제작진은 기자들에게 스포일러성 취재와 기사 작성을 자제해줄 것을 당부한다.
그래도 스포일러는 나오게 마련이다. ‘나가수’의 핵심은 노래가 주는 감동이기 때문에 스포일러의 맞고 틀림은 별 상관없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는 스포일러를 접하고 영화 ‘식스 센스’를 보는 정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승부의 세계에서 결과가 미리 나와 있으면 경연을 보는 재미가 반감되는 건 사실이다.
스포일러는 스포일러로 막는 것도 한 방법이다. 스포일러는 나오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중요한 스포일러가 나돌면 제작진은 또 다른 제2, 제3의 스포일러를 유포해 교란 작전을 펼치는 것이다. 다양한 스포일러가 나와 어떤 게 사실인지 헷갈리게 만드는 심리게임이다. 실제 외국 방송에서 더러 써먹는 수법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