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건설산업의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은 동양건설산업이 신규 자금 요청 용도로 제시한 아파트 매출채권에 대해 담보 가치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주주의 사재출연 등 ‘성의 있는’ 액션이 추가로 나오지 않는 한, 동양건설의 법정관리행은 불가피해졌다. 또 서울 서초구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은 동양건설과 공동 시공사인 삼부토건이 단독으로 진행하거나 아예 원점에서 재검토될 수밖에 없게 됐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추가 유동성 지원을 위해 동양건설이 내놓은 3000억원대 아파트 매출채권을 검토한 결과 담보로서 취득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날 “아파트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고 신규로 자금을 지원할 순 없다”고 못박았다.
아파트 매출채권 3000억원 중 780억원은 이미 매출채권담보유동화(ABL)로 저축은행에 잡혀 있고, 남양주 호평동과 김포 걸포동, 수원 동탄지역에서 동양건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분양계약자의 미수금이 1950억원에 달해 회수가 불확실한 채권이라는 게 신한은행의 판단이다.
이에 대해 동양건설측은 소송이 걸려 있더라도 공사가 완료돼 있기 때문에 담보여력은 충분하다며 신한은행측에 1200억원 가량의 운전자금을 대출해주길 요청하고 있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동양건설은 200억원대로 추정되는 최윤신 회장 소유 뉴코리아CC를 추가 담보로 제공하는 것, 즉 신한은행측이 간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대주주의 사재출연’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했다.
동양건설이 채무 불이행에 빠질 경우 자회사인 동양고속이 채무인수를 보증하는 방안 역시 동양고속 주주들의 반발 등 부작용이 커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 신한은행은 매출액 규모로 봐서 동양건설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동양고속이 채무인수 보증을 서는 건 말이 안된다는 입장이다.
현재 동양건설에 대한 신한은행의 일반대출 규모는 900억원대. 신한은행은 동양건설이 법정관리로 들어가는 게 추가 부실을 막는데 더 낫다고 판단한 듯 보인다. 처음부터 법정관리행을 택한 동양건설 역시 이런 점에서 이해관계가 일치한다.
이제 남은 문제는 동양건설의 운전 자금 확보 여부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최소한의 운전 자금이 있어야 회생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신창훈ㆍ정순식 기자 @1chun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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