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차(005380), 기아차(000270)보다 더 유명해진 코스피 상장사 유성기업(002920)이 지난 23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으며 마감됐다.
유성기업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생산중단을 결정한 바 있다. 주간2교대제, 월급제 관련된 노조의 파업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이런 내용은 주가를 추락시키지만, 유성기업은 묘하게도 상한가 행진을 했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잘 몰랐던 기업이 이 정도로 현대, 기아차 등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었어?”라는 반응이나 “조만간 파업이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라며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천정부지로 올랐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런 해석은 어디까지나 해석일 뿐이다.
유성기업은 지난 3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기업이다.
유성기업은 지난 2008년 1774억원, 2009년 1646억원, 2010년 2299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각각 30억원, 149억원, 48억원씩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지난 1988년 상장한 이후 주가 흐름도 제자리 걸음 수준에서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하루 거래량도 많지 않다. 하루 3만~5만주 거래 되는 게 고작이다. 전체 발행주식은 2594만여주 중 50%가량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다.
지난 23일 회사는 파업에 들어갔고, 공장 가동이 중단됐음에도 유성기업은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소위 유성기업의 기업가치가 하루만에 14.86%나 상승한 셈이다.
매출 규모는 중견기업 이상이지만, 영업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의 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계열사인 Y&T파워텍, 유성피엠공업, 유백안려활색환유한공사 등으로부터 지분법 평가이익을 내 당기순이익은 흑자(2010년 기준)지만 모(母) 기업이 적자 구조인데도 기업가치가 올라가는 것은 의아하다.
일부에서는 “숨은 진주를 찾았다”는 표현을 하고 있지만, 파업 사태 이후 현대, 기아차는 물론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계속 유성기업에 관련 엔진 부품을 공급받을지도 미지수다.
특히 파업이라면 진저리 내는 현대, 기아차가 파업으로 공급 차질을 빚은 유성기업 부품을 계속 공급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점차 유성기업의 부품 공급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될 경우 유성기업의 매출은 떨어지고, 수익구조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일부 주식 게시판에는 “현대차가 M&A를 할 것”이라거나, “파업 이후 현대차에서 공급 단가를 높여줄 것” 등과 관련된 터무니 없는 소문들이 나돌고 있어 투자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한편 유성기업은 24일 장시작과 함께 10%이상 급등한 상황에서 거래되고 있다.
<허연회 기자 @dreamafarmer> okidok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