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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車 이달 말까지 생산차질 1조원
자동차 엔진용 핵심 부품인 피스톤링과 캠샤프트 등을 주력으로 하는 유성기업이 노조의 점거파업으로 생산을 전면 중단하면서 국내 완성차업계 생산차질액이 하루 수백억원을 웃돌고 있다.

특히 재고가 소진돼 완성차 생산이 본격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이는 이번 주 중반 이후에는 하루 생산차질액이 1000억원을 뛰어넘고 이달말까지는 줄잡아 1조원 이상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23일 국내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유성기업 파업으로 현대차 투싼ix, 싼타페, 카니발, 베라크루즈, 기아차 스포티지R, 모하비 등 디젤엔진을 장착하는 주요 모델의 생산이 중단됐거나 차질을 빚고 있다. 다른 업체에서 전량 피스톤링을 공급받고 있는 기아차 뉴모닝을 제외하면, 유성기업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현대ㆍ기아차의 대부분 모델의 생산이 중단되거나 차질을 입게 된다.

해외공장도 예외가 아니다. 2~3개월 전에 부품을 확보하기 때문에 당장은 영향이 없지만 생산공백이 길어지면 직접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또 유성기업의 생산라인이 재가동되더라도 우선 사정이 급한 국내쪽으로 물량을 돌릴 수밖에 없어 해외 피해도 불가피하다.

한국GM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쉐보레 스파크와 다마스, 라보 등을 제외한 전 모델이 유성기업에서 피스톤링을 공급받고 있다. 재고일수가 대부분 2~3일에 불과해 이번주 중반을 넘기면 곧바로 생산차질로 이어진다.

유성기업의 전면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액은 아직 집계되지 않고 있고 있지만 일부 모델 생산이 이미 중단된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현재도 매일 수십억~수백억원의 생산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여기에 베스트셀링모델인 쏘나타와 K5, 그랜저 등을 비롯한 대부분 모델 생산이 중단되고 한국GM까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주 중반 이후에는 하루 생산차질액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엔진용 핵심부품을 생산하는 유성기업의 전면 파업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 생산차질액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디젤모델 생산이 중단된 현대차 투싼ix 생산라인에서 현장직원들이 근심스런 표정으로 다른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업계에서는 유성기업 조업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이달말까지만 국내 완성차 생산차질 대수가 5만대를 웃돌고 피해액은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성기업 파업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으면 이달 이후 생산차질액은 추산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각 업체들은 유성기업 파업사태가 최악의 국면으로 전개될 것에 대비해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휴일이었던 지난 22일에 관계부서 담당자들이 하루 종일 대책을 논의한 데 이어 월요일인 23일에도 유성기업 현장상황 및 정확한 재고량 등을 파악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GM 역시 모델별 피스톤링 재고일수를 파악하는 한편 GM의 글로벌 부품 소싱 채널을 통해 다른 제품으로 대체할 수 있는지 검토 중이다.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SM5 2.0 모델에 들어가는 엔진부품 캠샤프트 전량을 유성기업으로 공급받고 있는 르노삼성 역시 글로벌 소싱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놓고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5용 캠샤프트의 경우 다소 여유는 있지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르노, 닛산 등의 부품조달 채널을 통해 대안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피스톤링이나 캠샤프트의 경우 개별 완성차에서 보유한 엔진에 맞도록 별도로 제작된 부품이어서 대체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강철구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이사는 “유성기업 노조의 불법 생산라인 점거사태로 이번주 중 대부분 완성차업체에 눈덩이처럼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유성기업 노조는 최소한 생산라인은 가동되도록 하고 사측과 노사문제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hamle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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