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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찰, 노조 후원금 모조리 손보나
검찰이 지난주 일부 보험사 노조가 이른바 ‘쪼개기’ 수법으로 정치권에 불법 후원금을 전달한 의혹을 잡고 압수수색하자 노조와 정치권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검찰의 수사 선상에 오른 기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의 파장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압수수색을 당한 곳은 LIG손해보험과 KDB생명으로, 각각 19일과 20일 노조 사무실에 검찰 수사관 9명이 들이닥쳤다. LIG손해보험 노조는 직원들에게서 10만원씩 거둬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에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KDB생명은 금호생명 시절 민노당 등에 정치자금을 부당 지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국전력 노조가 국회의원들에게 15억원의 후원금을 줬다는 의혹에 이어 불거진 이번 금융권 노조의 ‘쪼개기 후원금’ 논란으로 정치권은 다시 한번 불법 후원금 논란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현행 정치자금법에 따르면 기업이나 단체는 자신들과 관련된 자금으로 국회의원을 후원할 수 없도록 돼 있으며 특정 단체가 소속 회원의 이름으로 후원금을 기부할 수도 없다. 정당이 당비 외에 돈을 받는 것 역시 불법이다. 국회는 지난 3월 입법 로비를 허용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불법을 정당화하려 한다’는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고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쪼개기 후원금’은 단체와 무관한 것처럼 개인 이름으로 정치권에 소액의 후원금을 나눠 내 법의 감시망을 피하는 수법으로, 지난해말과 올해 초 불거진 ‘청목회 입법 로비’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1월 검찰은 청원경찰 친목협의회로부터 청원경찰법 개정 청탁과 함께 불법 후원금 2억7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국회의원 6명을 기소했다.

그러나 이번 한전과 금융권 노조의 의혹들이 수사 결과 사실로 드러날 경우 청목회 사건보다 파문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한전의 경우 한전뿐 아니라 5곳의 발전 자회사 노조원을 통해 지난 2007년부터 10만원씩 모두 15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오고간 돈의 액수나 기간, 연관된 국회의원의 규모 등에서 청목회 사건을 훌쩍 뛰어넘는다.

특히 이 돈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와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주로 흘러들어 간 것으로 알려져 한전 민영화를 막기 위한 입법 로비에 쓰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만약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한전 노조의 도덕성이 타격을 받으면서 한전 민영화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노조의 경우 의원 개개인이 아닌 특정 당에 후원금을 몰아준 것으로 알려져, 수사에 따라 정당과 노조의 대형 유착비리로 확산될 가능성을 안고 있다.

<김우영 기자@kwy21>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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