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소득 중 세금을 비롯해 국민연금, 건강보험, 이자비용과 같은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2011년 1월~3월말) 전국 2인이상 가구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한 비중은 19.09%로 작년 동기 대비 0.46%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즉 가구 소득이 월 100만원일 경우를 가정하면 소득의 5분의 1에 가까운 평균 19만 900원이 상품 및 서비스 구매가 아닌 비소비지출로 사용되는 셈이다.
이처럼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19%를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3년 이래 처음이다. 비소비지출이란 재산세, 소득세 등 세금과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등의 비용을 뜻한다. 때문에 근로자 급여에서 사전 공제되는 비소비지출 비중이 높아질 수록 살림살이가 힘들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비소비지출이 늘어난 이유는 가계대출 증가로 인한 이자비용이 증가한데다가, 각종 연금과 사회보험 가입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올 1분기의 근로소득세와 재산세 등 경상조세는 10만 5623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9만 3913원보다 12.47% 증가했다. 특히 1분기 경상조세가 10만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국민연금 등 연금지출은 9만 8273원으로 작년 동기(9만 3029원)보다 5.64% 늘었고 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 지출도 9만 5699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8.66%나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고용이 개선되면서 고용보험 가입자가 증가했고 지난 1월 건강보험료가 5.9% 인상되면서 사회보험 지출이 늘어났다”며 “국민연금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면서 노후보장책으로서 각종 연금의 가입자가 늘어 연금지출액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1분기의 이자비용 지출은 8만1254원이었다. 이는 전년 동기의 7만2750원보다 11.69% 늘어난 것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고 금리가 오르면서 그에 따른 이자 지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4월말 잔액기준 은행의 가계대출 규모는 총 436조6000억원으로 집계, 사상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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