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아파트촌 재건축案 마련…현지 부동산시장 반응은
기부채납 조건 용적률 336%로 완화 50층 건축 가능1대1 재건축 길도 열어…주민들 개발손익 계산 분주
대표적인 부유층 주거지역으로 대변되는 서울 강남 압구정 아파트촌에 대한 재건축 안이 모습을 드러내면서 부동산 시장이 모처럼 활기를 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이 지역에 대해 전체 부지의 25%를 공공용지로 기부채납하면 용적률을 당초 198%에서 336%로 크게 완화해 평균 40층, 최고 50층까지 짓도록 허용했으며, 또한 주민들이 원하면 1대1 재건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1대1 재건축은 기존 조합원 전원이 현재 보유한 주택보다 전용면적을 10%씩 늘려 새 아파트를 받는 방식이다. 시는 이를 통해 소형ㆍ임대주택 건립 의무를 면제시킬 수 있게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재건축시 가구 수의 20% 이상을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주택으로 짓는 것을 포함해 60% 이상을 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 이하로 짓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압구정동 아파트는 중대형이 대부분이어서 소형을 60% 이상 지으면 종전보다 작은 평수의 집을 배정받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재건축에 반대했던 주민이 많았다.
이처럼 큰 걸림돌이 해소되면서 한동안 한산했던 공인중개사무소에는 모처럼 거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개발에 따른 손익을 따지는 문의 전화가 밀려들어 오는 모습이다. 다만, 매수 문의 보다는 매도 분위기가 보다 우세한 상황이라고 현지 중개업소들은 전하고 있다. 압구정의 S공인 관계자는 “아직까지 매수 문의는 미약한 상황으로, 오히려 매도 시점을 어떻게 잡아야 할 지를 물어오는 손님들이 생겨나고 있다”며 “아파트 가격이 최근 6개월 사이에만 1억 이상씩 빠진 상황이어서 재건축 안의 공개 후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이뤄질 시점과 폭을 묻는 이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현대 아파트 1차 142㎡는 16억8000만~17억5000만원, 2차 178㎡형은 20억5000만~21억6000만원, 3차 214㎡형은 26억~28억원 등으로 재건축 안 공개후 소폭의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H공인 관계자는 “매수를 생각한다면 재건축이 가시화되기 전, 가격이 많이 떨어진 이 때가 투자시점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강남 압구정 아파트촌에 대한 재건축 안을 마련하면서 매수ㆍ매도 문의가 급증하는 등 일대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
재건축 안 공개 이후 향후 주택 가격을 좌우할 관건은 기부채납 비율이 될 전망이다 기부채납 부분은 앞서도 입주자들의 반발을 크게 사온 문제. 비율이 너무 크다는 입장부터 심지어 자신의 재산을 뺏는 것 아니냐는 반발까지 있었다. 이번에 서울시가 마련한 계획은 이 같은 주민들의 반응을 고려한 개선안으로 다음달 초 주민설명회를 갖고 다시 의견을 청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D공인 관계자는 “주민들이 기본적으로 (재건축을) 너무 오래 기다려왔다는 생각”이라며 “대다수가 빨리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개발 이익을 철저히 따져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T공인 관계자는“ 아파트가 오래 돼 주차공간도 부족하고 상하수도 시설에 불만을 호소하면서도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이 없으면 그냥 리모델링만 해서 살면 된다는 사람들이 많다”라며 “지역 특성상‘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리는 게 아니라, 임플란트를 하는 식’인데, 이번 개선안도 성에 차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다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백웅기 기자 @jpack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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