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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받은 ‘민방위 훈련’ 이 생명 살렸다
서울대 김태우 교수 수업중

의식잃은 제자 심폐소생술로 살려


“민방위훈련때 받은 교육 떠올라

누구라도 했었을 일 알려져 부담”

뒤늦게 트위터 통해 화제


의식을 잃고 쓰러진 제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대학교수가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김태우(37) 연구교수가 그 주인공이다. 심폐소생술을 알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의학을 전공했을 것 같지만 그는 의외로 한국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다. 그는 현재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HK(휴머니티코리아)연구교수로 학부생에게 한국사를 가르치고 있다.

김태우 교수는 19일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떻게 알게 됐냐”고 깜짝 놀라면서 “어느 교수님이라도 같은 상황이었다면 나처럼 했을 것이다. 알려지는 게 부담스럽다”며 말을 꺼내길 조심스러워했다.

상황은 18일 오전, 김태우 교수가 강의하는 ‘한국현대사의 이해’ 시간에 벌어졌다. 한창 김태우 교수가 한국 현대사에 대해 강의하던 중 학생들 사이에서 비명소리가 터졌다. 깜짝 놀란 김 교수가 고개를 돌리자 의자에 앉아있던 김선호(가명) 학생이 몸을 꼬면서 의식을 잃은 채 뒤로 넘어가고 있었다. 순간 강의실은 넘어지는 친구를 잡으려는 학생과 놀란 학생들의 비명소리로 어수선해졌다. 김태우 교수는 곧장 그 자리로 달려갔다.

학생은 눈이 뒤집힌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다. 학생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교실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김태우 교수만이라도 침착해야 했다. 김 교수 머릿속에는 제자의의식을 되돌려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순간 김 교수의 머리에 민방위훈련에서 배운 심폐소생술이 떠올랐다. 그는 의식을 잃은 학생을 평평한 바닥에 눕히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가슴압박→기도유지→인공호흡 순으로 심폐소생술을 반복했다. 수번을 반복했을까. 학생은 기적처럼 의식을 회복했다. 주위에서는 환호가 쏟아졌다. 이 소식은 트위터를 통해 삽시간에 번져나갔다.

역사학자인 그는 심폐소생술을 어떻게 알았을까. 김태우 교수는 “어린 자녀들도 있고 해서 위급상황이 닥치면 활용하기 위해 민방위훈련 때 교육받은 심폐소생술을 기억하고 있었다”며 쑥스러워했다.

학생이 의식은 깨어났지만 김태우 교수는 안심할 수 없었다. 학생의 부모와 함께 병원 구급차에 올랐다. 인근 보라매병원까지 이동하며 놀란 학생의 부모를 다독였다. 부모로부터 들어보니 학생은 선천성 ‘뇌 혈류장애’를 가지고 있었다. 특히 그는 성인이 된 이후에 이 질병이 발병하면서 더 큰 마음의 고통을 받고 있는 상태였다. 병역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에도 들어갔지만 뇌질환 발병에 의해 의가사 제대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김 교수는 “학생이 회복 후 퇴원했지만 다시 상황이 안 좋아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바로 전에도 부모와 통화를 했다. 하지만 옮기려는 병원에서 입원을 거부해 학생과 학생 부모들이 난감해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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