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이기는 종목들을 골라내 집중투자하겠습니다.” 폭락장에도 상승종목은 있기 때문이란다.
최근 만난 펀드업계 고위관계자들의 운용전략이다. 정말 이대로라면 더 바랄 게 없을 듯싶다.
한창 잘 나가는 자문사 사장과 운용역들은 요즘 전국을 돌아다니며 투자설명회를 갖고 있다. 내용인즉, ‘주식 하라’ ‘돈 맡기면 불려주겠다’이다. 설명회 일정도 빠듯한데, 운용은 언제하는지 모르겠다.
여하튼 이들 전문가의 말을 종합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돈을 벌겠다는 뜻이다.
2007년 코스피가 처음으로 2000을 넘었을 때, 당시 펀드 운용을 하던 지금의 자문사 대표들은 코스피가 3000 간다며 추가투자를 권했다. 그런데 2008년 10월 말 코스피 1000이 무너졌을 때, 이들은 회사를 옮기거나 침묵했다. 그리고 ‘미네르바’의 ‘코스피 500 간다’ 전망이 인기를 끌었다.
다소 철학적이지만 증시, 즉 시장에서는 오만이 가장 무섭다. 폭락장에서 용기를, 급등장에서 신중함을 잃지 않는 투자자세가 필요하다.
사실 주식 좀 한다는 사람이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상승 시나리오와 하락 시나리오를 만들 수 있다.
긍정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자. 미국의 은행대출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니 경기는 회복된다. 양적완화 끝나도 유동성 증가는 이어질 것이다. 중국 긴축 끝난다. 유럽문제 해결 잘 될거다. 긴축은 지연될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글로벌기업으로 구조적으로 변신 중이다. 이익 계속 늘 것이다. 이 논리면 2500이 아니라 2700도 가능해 보인다.
그럼 부정 시나리오를 보자. 미국 주택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양적완화 종료 이후 경기 예측 어렵다. 중국 내년부터 임금상승 인플레 가능성 있다. 유럽문제 당장 돈으로 메우겠지만, 회원국 간 경제격차 큰 유로존이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 원화 강세 되면 기업 이익 줄어들 수 있다. 국내 기업이 글로벌화되면서 경쟁사들의 견제가 심해질 것이다. 이런 논리라면 2000 아래로까지 떨어질 수 있다.
선택은 투자자 몫이다. 정말 주식을 잘 하는 사람은 늘 예측이 틀렸을 때를 대비한다. 시장이 오르면 오를수록 위험관리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게 자연스럽다. 펀드매니저나 자문사 대표는 고객의 수수료가 수익원이다. 물론 주가가 오를수록 수수료가 늘어나지만 주가가 내려도 원금 손실이 나도 수수료 수익은 챙길 수 있다.
국내 시장은 최근 10년간 외국인이 주도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외국인과 국내자금은 엇갈린 행보를 보여왔다. 여러 분석이 가능하지만, 확실한 것은 외국인이 비중을 줄일 때는 금리상승기, 달러강세기였다.
워렌 버핏의 투자 1원칙은 ‘돈을 잃지 마라’이다. 원금의 20%가 손실이 났다면, 다시 원금을 회복하는 데는 25%의 수익률이 필요하다.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필요수익률은 30% 이상이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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