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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유성과 김병욱PD의 공통점은 ‘관찰’
‘아이디어의 산실’ 전유성이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TV ‘놀러와’에서는 전유성과 개그 후배들이 출연한 ‘전유성 뎐 편’이 방송됐다.

전유성은 영자와 한채영의 스타성을 알아보고 방송가와 제작진에게 연결해준 에피소드와 주병진, 전인권, 강산에, 이문세를 발굴했던 일들을 설명해주었다.

전유성이 이처럼 스타의 싹수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하는 촉수를 가지게 된 건 ‘관찰’덕이라고 밝혔다. 즉 다름과 차이를 관찰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름은 창의력의 기본이다.

가령, 이문세는 다정다감한 스타일의 미성이라 좋은 노래만 만난다면 히트하리라 예상했고, 주병진은 가수로 시작했지만 깐족대는 걸 너무 잘해 개그맨의 가능성을 봤으며, 영자는 야간업소에서 넘치는 에너지로 좌중을 압도하는 각각의 차이를 봤다.

자신과 다른 관점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 새로운 관점의 아이디어가 나온다는 것이다. 전유성은 다르게 보기의 전문가는 시인이라며 시집을 많이 읽어 다른 생각을 실천하라고 권했다.
 


시인은 달을 보면서 손잡이가 있다면 멋진 부채가 된다고 하고, 흰구름에 가려진 보름달을 보면 계란을 떠올린다. 김학래는 전유성 선배를 두고 기인이라고 했지만 정작 본인이 동의하지 않는 건 다름의 가치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전유성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나는 또 한 사람은 시트콤의 귀재 김병욱 PD였다.

김병욱 PD는 대학시절부터 학교는 자주 가지 않고, 집이나 동네에서 사람과 사물을 관찰하는 게 취미였다고 했다. 예능PD가 되고나서도 그러한 습성은 이어져 관찰의 느낌과 결과를 메모해왔다. 동네 슈퍼마켓 주인도 그냥 보면 단순히 물건 파는 아저씨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세세한 차이와 변화가 감지된다는 것.



김병욱 PD의 ‘하이킥’ 시리즈에 등장하는 객식구 범이, 세들어 사는 광수 캐릭터와 젊은이보다 더 격한 순재와 자옥의 사랑 등은 자세한 관찰의 소산이다.

주위에 있는 사람과 물건을 대충 보면 1년, 아니 10년이 지나도 차이와 특징을 느낄 수 없다. 북악산을 3년이나 보면서 등교 길에 올랐던 필자는 별다른 것을 느낄 수 없었지만 한 외국인을 북악산을 보고 멋진 시를 지었다.

전유성과 김병욱 PD에게 사람 관찰은 돈 없이 할 수 있는 좋은 취미다. 열심히 관찰하다보니 다르게 보기, 낯설게 보기의 귀재가 되었다. 그것이 작은 차이를 만들어내 결국 창의력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서병기 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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