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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격비하 최고 라디오 프로그램은?
“여자들의 함성을 들으면 굉장히 음기충천하고 좋은데, 남자 소릴 들으면 ‘우정의 무대’ 같고 굉장히 거슬리거든…”(‘두시 탈출 컬투쇼’에서 환호성을 지르는 남자 방청객들과 관련해)“어우, 뚜껑 열리면 큰일 나겠네요.”(‘변기수의 미스터 라디오’에서 가발을 사용하는 청취자에 대해)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인격을 비하하는 표현이 지나치게 많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7일 ‘라디오 프로그램 언어 실태’를 발표하고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3사의 오후 2시대 라디오 프로그램을 모니터링한 결과 공적인 언어로 부적절한 어휘와 표현, 청취자를 존중하지 않는 표현을 많이 발견했다”며 “이는 음성 언어가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심각한 문제”라고 밝혔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3월28일 KBS 2FM(89.1㎒, 이하 서울 기준)의 ‘변기수의 미스터 라디오’, MBC FM4U(91.9㎒)의 ‘두시의 데이트 윤도현입니다’, SBS 파워FM(107.7㎒) ‘두시 탈출 컬투쇼’(89.1㎒)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했다. 이들 프로그램은 각 방송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청취율도 높은 편이다.

인격 비하 표현은 ‘미스터 라디오’와 ‘컬투쇼’에서 특히 많이 발견됐다. ‘컬투쇼’에서는 게스트인 가수 김현정이 진행자들에게 “정찬우 씨도 크지만 김태균 씨는 진짜 커요. 김태균 씨 아들 머리도 저만 해요”라며 진행자의 나이 어린 아들까지 비하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보고서는 비판했다. 또 ‘미스터 라디오’에서는 진행자가 “아니, 안 PD, 그런 것도 몰라요?”라며 프로그램 제작자에게 아는 것이 없다고 면박하며 인격을 비하하기도 했다.

반말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거나 잘못된 경어가 구사되는 것도 문제로 꼽혔다. ‘컬투쇼’에서는 “이거 켜놨나? 켜놨어. 소리를? 불륨 줄여”(정찬우)라고 녹음실밖에 있는 제작진에게 반말로 이야기하는 것이 전파를 탔고 ‘미스터 라디오’와 ‘두시의 데이트’에서 진행자는 각각 “어우, 이것도 좋다. 그 잔소리 피디 그 잔피. 어, 쫌 그런가, 그 잔피는?”(변기수), “얼마나 많이 먹어야 혀에 피가 나는 거야?”(윤도현)라고 청취자에게 반말을 했다.

보고서는 “반말 표현이 친밀감을 표현하기 위해 사용됐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발화(發話)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 방송에서 반말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시청자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그럼, 오늘의 노래 나오실게요”(‘미스터라디오’ 변기수), “넌 왜 이렇게 잘생겼어요?”(‘컬투쇼’ 정찬우) 등 잘못된 경어 사용 사례도 들었다.

보고서는 “진행자와 출연자가 방송 언어의 중요성과 공공성을 인식하고 시청자들의 언어 생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발음 실수나 끊어 읽기 실수 등의 문제점을 드러낸 진행자들의 자질에 대해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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