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VIP특혜인출’ 사건의 후폭풍이 공직사회로 일파만파 퍼져나가고 있다.
특히 국세청이나 지식경제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일의 성격상 끊임없이 민원인들을 만날 수 밖에 없는 부처들은 실천결의문 발표와 워크샵 등 분위기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검찰의 부산저축은행 비리 수사는 단순 비리 차원을 넘어서 금감원을 ‘몸통’으로 정조준하고 있는데다, 대통령마저 연일 ‘공정사회’를 강조함에 따라 너도나도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국세청은 16일 이현동 청장을 비롯 전국 세무관서장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관서장회의를 열고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국세공무원 실천 결의문’을 발표했다. 금감원의 저축은행 비리사태를 거울삼아 국세청 공무원들이 자기절제에 좀 더 충실하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한편 정부가 표방하는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실천방안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특히 국세청은 국세공무원의 엄격한 자기절제가 공정사회 구현의 출발점으로 보고 향후 내외부의 알선 및 청탁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물론 직무관계자와의 골프 모임도 자제키로 했다.
수조원대의 산업관련 자금을 주무르며 60여개 공공기관을 관할하고 있는 지식경제부도 기강 점검에 나선다. 지경부 관계자는 “올 5, 6월께 산하 공공기관 감사 관계인이 참석하는 워크숍을 개최할 계획”이라면서 “공직 기강 점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지경부는 매년 정례적으로 공공기관 감사인 워크숍을 열고 있지만, 최근 일련의 사태를 감안해 점검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정호열 전 위원장시 대ㆍ중소기업 동반성장 추진대책을 내놓을 당시 “우리부터 마음을 가다듬고 매진하자”는 취지에서 자체 골프 금지령을 내린 바 있다. 이후 올 초 김동수 위원장이 취임하면서 이같은 골프금지령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직접적인 ‘골프금지령’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최근들어 부쩍 공정사회의 이론과 최근의 동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재부는 지난 주 기획조정실에서 과장급 이상 간부들을 대상으로 ‘페어 소사이어티(공정한 사회ㆍ공저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 등 11명)’라는 제목의 책자를 배포했었다.
경제 검찰이라 불리는 공정위 역시 퇴직자들의 기업및 로펌 취업에대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박지웅ㆍ김양규ㆍ조현숙 기자/goahead@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