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청년실업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학교 3학년생이 연매출 6억원의 김치 CEO로 유명세를 타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건국대 전기공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노광철(24) 씨.
노씨가 김치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군 복무 중이던 2008년 어느 날 우연히 부대 안 도서관에서 신문 한쪽 면에 난 청년 실업률 기사와 다른 한쪽 면에 난 중국산 김치를 한국산으로 속여 판 사람들이 경찰에 적발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부터다.
누구나 믿고 먹을 수 있는 김치를 만들어 팔겠다고 결심한 그는 이후 제대할 때까지 1년 여간 일과 시간 후 취사병에게서 김치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 인터넷을 이용해 김치 발효 유산균을 공부했다.
노씨는 전역 후 한달 뒤인 2009년 9월 집 근처인 광주시 북구 두암동 작은 상가에 점포를 차리며 사업을 시작,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금은 연 매출 6억원의 김치제조업체를 운영하는 ‘대학생 CEO’가 됐다.
그가 김치를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짐치독’(http://www.kimchi-shop.co.kr) 에는 포기김치, 동치미, 깻잎김치, 갓김치 등 다양한 김치 상품들이 먹음직스럽게 올라와 있다. 이미 미국에도 5차 수출을 했으며 일본과 대만에도 진출해 우리 김치가 세계 시장에도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조미료, 방부제를 전혀 안 넣으니 건강식으로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김치입니다. 김치에서 고춧가루가 가장 중요한데 요즘 하도 중국산이 많아 고추농사는 차라리 직접 짓고 있죠” 그는 자신의 업체가 만든 김치 맛의 비결을 ‘믿음’으로 꼽았다.
이같은 믿음이 시장에 퍼지면서 노씨는 올 상반기 5월까지 지난해 연 매출인 6억원을 이미 달성할 정도로 사업이 잘 되고 있다.
노 씨는 단순히 돈 만버는 대학생 CEO가 아니다. 김치 사업으로 번돈을 대부분 이웃돕기에 쓰고 있다.
“지난해 벌어들인 순수익 6000여 만원을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썼어요. 이익이 나고 제 몫으로 돈이 생기는데로 재료를 구입해 김치를 담궈 전국 400여 세대의 차상위계층 이웃들에게 부쳐드렸습니다 ”
회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김치를 원한다는 글을 올린 불우이웃에게도 김치를 보냈다. 지난해에는 남아공 지적장애인 월드컵 대표팀에 배추김치 100㎏을 후원하기도 했다.
노씨는 스승의 날인 15일 교내 교수식당 2곳에 김치 80kg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건국대는 교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외식업체 (주)아워홈 건국대점(점장 김호태)을 통해 16~18일 3일간 교수식당을 이용하는 모든 교수와 석박사 연구원, 조교, 교직원 등에게 김치를 제공할 예정이다.
노씨는 또 스승의 날을 맞아 자신이 소속된 공과대학 전기공학과 교수 10명에게 별도로 3kg짜리 김치세트를 선물했으며 학과의 스승의날 행사에도 김치 10kg을 기부했다.
노씨는 또 13일 자신이 근무했던 육군 60사단 사단창립기념일을 맞아 사단본부를 방문, 군부대 간부식당과 자신이 근무했던 중대 장병들을 위해 김치 50kg을 전달했다.
노씨의 올해 목표는 학업과 해외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다. 특히 김치사업이 잘 되니 자연스레 학업을 소홀히 하거나 조만간 학업을 포기하는 것 아니냐는 주변의 시선에 대해 그는 잘라 말했다. “김치사업은 돈을 벌기 위한 게 아니라 경영 마인드를 미리 길러두기 위해 공부 삼아 하는 것일뿐 최종 목표는 전기공학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입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