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가 임산부에게 집중 발생한 원인불명의 폐질환으로 ‘급성간질성폐렴(急性間質性肺炎)’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급성 간질성 폐렴은 발생 환자의 30% 정도가 원인 불명으로 의학계에서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인 질환이다.
11일 질병관리본부 (본부장 이종구)는 최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1곳에 입원한 8명 가운데 사망한 환자와 퇴원한 환자를 제외한 6건의 급성간질성폐렴 환자로부터 채취한 가검물에 대해 검사한 결과, 1건에서 아데노바이러스 53형 (Adenovirus Type 53)이 분리되었고 나머지 5건에서는 병원체가 분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 인플루엔자 등 11가지 바이러스와 세균 9가지 등 폐렴과 관련한 총 20가지 병원체에 대해 진행됐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바이러스 검사 결과로 볼 때 1명의 환자에서 검출된 아데노 바이러스가 폐렴을 일으키기는 하지만 이번 임산부들이 보이는 질병 양상과 차이가 있어 동 질환과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적은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이 질환은 환자에서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가 발견되지 않으며, 환자들의 거주지가 모두 다르고 환자 주변에서 추가 발병이 없고, 산모 이외의 면역저하자에서 유사한 사례가 발견되지 않는 등 특정한 병원체에 의한 감염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6건의 검체 가운데 1건에서만 아데노바이러스가 분리된 것에 대해 질병관리본부는 통상 바이러스는 발병 초기에 활성화되는 데 이번 환자들의 경우 평균 2주이상 입원한 상태에서 바이러스 검사가 이뤄져 검출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질병관리본부는 향후에도 임산부의 중증 폐질환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며, 이번에 분리된 아데노바이러스 53형의 유전자 검사와 동물실험을 통해 독성 여부를 확인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질병관리본부는 병원체가 분리되지 않음에 따라 향후 약물 또는 건강보조식품 등 산모들이 접할 수 있는 요인 중 위해요소에 대한 확인이 필요할 것이며, 이러한 부분은 환자 진료를 담당하는 의료진이 개별적인 진료과정에서 임상적으로 규명해나갈 계획이다.
급성간질성폐렴은 간질성폐렴과 유사한 것으로 진행속도가 빠른 것이 특징이다. 간질성 폐질환은 폐의 간질을 주로 침범하는 비종양성, 비감염성 질환들의 총칭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15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은 원인이 있는 경우(DPLD of known cause)와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idiopathic interstitial pneumonia), 육아종성 질환(granulomatous DPLD), 기타 등 4가지로 분류된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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