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불명의 폐질환으로 1명의 임산부가 사망했지만, 보건 당국은 임산부라고 해서 특별히 우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우선 이번 8명의 폐질환 환자 가운데 40대 남성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임산부만 나타나는 증세가 아니라는 점이 뚜렷해졌다. 또 역학조사 자문위원도 이번 증세와 유사한 질병이 소아나 일반 성인에서도 있어왔다 점에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고 있다. 실제 외국 논문에서도 분만 1000건당 폐렴환자가 1.51명 가량 발생하며, 이들 중에 30%는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폐질환을 ‘간질성 폐질환’으로 설명하고 있다. 폐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병상 가운데 하나로 간질성 폐질환은 폐의 간질을 주로 침범하는 비종양성, 비감염성 질환들의 총칭하는 말이다. 여기에는 150가지 이상의 다양한 질환들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은 원인이 있는 경우(DPLD of known cause)와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idiopathic interstitial pneumonia), 육아종성 질환(granulomatous DPLD), 기타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원인이 명확하지 않는 경우도 하나의 종류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원인불명의 폐질환이 우리나라에서도 수백병의 사망자를 유발했던 ‘신종플루’와 같은 전염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과도하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이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번 폐질환 바이러스가 신종플루와 같이 세상에 처음 나타난 바이러스라고 하면 이미 엄청나게 확산됐을 것”이라며, “지난 2~3월에 발병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자 주위에 유사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볼 때 우려할 상황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오는 12일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검체에 대한 바이러스 검사 결과도 8명 환자 가운데 6명에게서 확인되지 않은 아데노바이러스나 코로나바이러스 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파악된다. 병원에서 검사를 했지만, 바이러스 검출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지난 10일 사망한 임산부에 앞서 지난 2월 울산의 한 병원에서도 9개월 된 임산부가 폐렴 진단을 받고 2주만에 숨진 것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지만, 울산 환자의 경우 호흡기 질환이 호전되다 다른 질병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이번과는 다른 상황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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