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ㆍ6 청와대 개각에서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된 박재완(56) 고용노동부 장관은 ‘일벌레’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만큼 일을 좋아하고, 업무 처리 능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이번 개각에서 박 장관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의 후임으로 결정될 수 있었던 데에도 이 같은 박 장관의 성실함이 현 정부와 끝까지 함께하면서 나랏 살림을 책임질 적임자로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박 장관이 현 정부와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것은 현정부의 출범 초기부터 어느정도 예견됐다. 박 장관은 현 정부 출범초 국정과제에 대한 종합적인 기획과 입안을 담당했으며, 청와대 정무ㆍ국정수석을 지낸 뒤 고용노동부 장관에 취임했다.
그는 또 국가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끝나게 되면, 대학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는 일에 더욱 많은 관심을 비쳐왔다. 이번 개각에서 박 장관이 기재부 장관으로 내정된 이유 가운데 이 같은 박 장관의 태도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박 장관은 이번 개각을 앞두고 측근을 통해 현재 업무에 집중할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총선 등을 앞두고 주요 장관들의 교체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박 장관에게도 관심이 모아졌던 것도 사실. 하지만 그는 측근들에게 골프에 빗대 자신의 마음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측근에 따르면 그는 골프를 할 때 머리를 드는 헤드업(head up)을 하면 아무것도 안되니, 흔들리지 말고 현재 업무에 집중하라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박 장관은 본인은 인정하고 싶지 않을 수 있지만, 일벌레의 습성을 갖고 있다. 지난 8월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취임한 이후에 혼자 장관실에 나와서 이런저런 일을 챙긴 날이 하루이틀이 아니다. 물론 이렇게 주말에 업무를 볼 때에는 왠만하면 비서실에 알리지 않고 혼자 나와서 업무를 보는 경우가 많았다.
박 장관은 기재부 장관으로 내정된 것에 대해 “참으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사심없이 올인코자 하며,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우리 경제의 체질을 착실히 다지는 데 뜨거운 가슴과 찬 머리를 조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박도제 기자 @bullmo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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