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소개소를 차려놓고 지적장애인 등 39명을 외딴섬에 있는 양식장 등에 팔아넘긴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판단력이 흐린 지적장애인 등을 돈을 받고 낙도 양식장 등지에 팔아넘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모(44)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모(41)씨는 입건, 조사중이라고 4일 밝혔다.
해경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8월 부산 구포역 앞에 직업소개소를 차려놓고 생활정보지에 ‘월 수입 150만∼300만원 보장’이라는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찾아온 39명을 한 사람에 100만원 정도 받고 서해안 낙도 양식장 등지에 팔아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박씨는 지적장애 3급인 이모(27)에게 접근, “돈을 벌면 맛있는 것을 많이 사먹을 수 있다”고 꾀어 전남에 있는 낙도 양식장에 팔아넘기려다 지적장애를 이유로 거절 당하자 부산으로 데려왔다.
박씨는 이씨에게 ‘가족에게 연락하지 않겠다. 시키는 대로 일하고 경찰에 절대 신고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쓰게 한 뒤 빚이 있는 것처럼 꾸며 전남 군산에 있는 낙도 김 양식장에 150만원을 받고 넘겼다.
이씨는 낙도 양식장 인부 숙소에서 지내오다 3차례나 탈출을 시도했지만 대중 교통수단이 없어 실패했다. 이씨는 양식장 주인에게 “아빠가 보고 싶다”며 호소해 35일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박씨 등은 “이씨가 노숙자인 줄 알았다. 각서는 이씨가 직접 쓴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해경은 전했다.
해경 관계자는 “박씨 등이 작성한 노트에 낙도에 팔아 넘긴 38명의 인적사항, 보낸 곳, 받은 돈 등이 빼곡하게 적혀 있고 지도에 표시까지 해뒀다”며 “박씨 등도 혐의를 인정했다”고 말했다.
해경은 연락이 닿지 않은 피해자 38명을 추가로 조사해 이들의 혐의를 입증하는한편 비슷한 범죄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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