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23개국 중 최하점
‘행복위해 필요한 것’ 질문에
초교4학년 “가족” 고3 “돈”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23개국 중 가장 낮다는 충격적인 연구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는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지난 3~4월 공동으로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6410명을 대상으로 ‘2011 한국 어린이ㆍ청소년 행복지수의 국제비교’를 주제로 벌인 설문 결과를 4일 공개했다.
올해 집계된 한국 어린이ㆍ청소년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65.98점으로 세계보건기구(WHO)와 OECD가 각각 2006년과 2003년에 실시한 똑같은 내용의 조사 연구와 비교 분석했을 때 OECD 23개국 중 최하 점수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스페인(113.6점)보다 47.6점 낮고, OECD 평균(100점)에선 34점이나 모자란다. 한국 다음으로 낮은 헝가리(86.7점)와도 20점 이상 차이가 났다.
한국은 2009년 64.3점, 지난해 65.1점을 기록하는 등 3년 연속 OECD 국가 가운데 주관적 행복지수에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주관적 행복지수는 ‘주관적 건강’과 ‘학교생활 만족도’, ‘삶의 만족도’, ‘소속감’, ‘주변 상황 적응’, ‘외로움’ 등 6가지 영역에 대한 응답률을 수치화한 것이다.
반면 한국의 어린이ㆍ청소년은 교육성취도와 생활방식을 측정하는 ‘교육’, ‘행동과 생활양식’ 항목에서는 최상위를 기록했다. ‘교육’에서는 127.8점, ‘행동과 생활양식’에서는 129.3점으로 OECD 국가 중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고 ‘물질적 행복’은 110.7점으로 4위에 올랐다.
한편 ‘행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 초교 4학년은 ‘가족’을 꼽은 학생이 54.4%로 가장 많았다. 고2는 ‘가족’과 ‘돈’을 꼽은 비율이 각각 24.8%와 25.2%로 거의 비슷하지만 고3은 ‘돈’이라고 답한 학생 비율이 26%로 가장 높았다.
조사를 진행한 염유식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국 청소년들은 학교와 가족, 친구와 분열된 삶을 살면서 행복지수가 낮은 것”이라며 “학생들의 분절된 삶의 영역이 통합되고 부모가 자녀의 친구와 학교ㆍ학원 교사의 이름을 알고 지낼 때 행복지수는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소연 기자/carrier@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