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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시나무새’ 차화연, 극단변신에도 빛나는 연기내공
배우 차화연의 카리스마 연기가 이어지고 있다. 상황이 극과 극으로 바뀌어도 어색하지 않고 몰입할 수 있게 해주는 연기다. 드라마에는 이런 묵직한 배우가 무게중심을 잡아주어야 젊은 배우들이 다소 가볍게 연기해도 균형이 잡혀진다.

KBS ‘아이리스’에서 김영철이라는 배우가 많지 않은 분량이지만 중심을 잡아주는 카리스마 연기가 있는 상태에서 이병헌 김태희 등이 마음껏 돌아다니며 연기해도 전체적인 틀이 깨지지 않듯 차화연도 중심을 잡아주는 중년 연기자의 내공이 느껴진다.

KBS ‘가시나무새’에서 화려하고 도도한 여배우(이애린)로 살아가던 차화연은 친딸 동영상 파문에 따른 영화계 은퇴와 함께 유방암 수술로 백발 노파로 판자촌에 숨어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었다. 6년후 다시 흑발로 돌아오게 됐다. 새로운 딸도 생겨 살아갈 의욕을 찾았다.

차화연의 연속 파격 변신은 물흐르듯 진행되고 있다. 능숙하지 않은 연기자라면 어색할 수밖에 없는 연기다. 

특히 정은이 갑자기 찾아와 외손녀를 안겨줄때 “저리가”라고 했다가 30년전 자신이 버린 딸 생각에 바로 아기를 품에 안는 연기는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극단의 상황에서도 그에 맞는 복잡한 내면을 끄집어내는 차화연의 연기내공에 감탄하게 된다.

10회분(31일)은 윤명자(차화연)가 서정은(한혜진)이 자신의 친딸이 아님을 알게 됐지만, 딸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를 담았다. ‘숨겨진 딸 동영상 파문’을 벌인 장본인이 친딸 한유경(김민정)이었고, 낳은 아이를 정은에게 떠넘겼다는 모든 사실을 알게 된 명자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어 “너 바보냐. 네 인생 찾아 떠나라”고 소리쳤다. 그러나 정은은 부모와 가족 없이 살아온 인생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고백하며, “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을지 많이 생각했는데, 전 그게 운명 같다”며 눈물을 쏟아냈다. 이런 정은의 모습에 명자는 안쓰러움과 연민을 느꼈다.

명자는 정은을 딸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딸 정은의 손을 꼭 붙잡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우리 엄마 딸 하자. 엄마 노릇, 딸 노릇 한 번도 못해본 역할이지만, 너도 배우고 나도 배우야 그지?”라고 말했다. 정은은 그저 눈물로 평생 그토록 바랐던 엄마를 바라봤다.

이렇게 가슴과 눈물로 한가족이 된 명자와 정은, 그리고 유경이 버린 딸 한별이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또한 우리가 소중하게 생각해야 하는 가치와 핏줄로 맺어지지 않은 엄마, 모정 그리고 가족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시청자의 감동만큼 호평을 얻었다.

방송 후 해당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차화연의 카리스마 연기가 돋보였다는 평가와 함께 “우리 배우니까, 서로 엄마, 딸 노릇하자는 명자의 대사는 감동적이었다. 가족이라는 가치가 점점 사라져가는 이때에 핏줄이 아닌 가슴으로 맺어진 사람들의 모정과 가족의 사랑이 느껴져 더욱 가슴을 울렸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유경의 복수와 정은의 희생, 극과 극의 다른 인생을 살고 있는 두 여인의 스토리로 흥미를 더해가는 ‘가시나무새’는 이날 방영분에서 유학을 떠났던 유경이 귀국함으로써 스토리의 대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가족을 만들어 행복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정은, 할아버지의 기업정신을 이어받아 새로운 사업을 일궈가고 있던 영조의 인생에 유경이 또다시 어떤 극적 갈등을 일으킬지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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