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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래는 불러도 말은 하지 않아요”
장기하 떠난 ‘미미시스터즈’ 첫 앨범…베일속 목소리를 드러내다
50~70년대 시스터즈들을 향한 오마주

사이키델릭한 록사운드 담아내

단순 복고 아닌 그 시대 낭만·유머 전염시키고파

아름다울 미? 미스터리의 미? 미친 미녀들?

신경 안써요 그냥 알아서들!



‘싸구려 커피’로 가요계를 발칵 뒤집어놓은 장기하의 뒤에서 ‘미친 존재감’을 과시한 미미시스터즈.(이하 미미- 큰 미미, 작은 미미). 복고와 엽기 코믹댄스의 바람을 몰고온 미미가 장기하와 ‘합의이혼’을 통해 홀로서기했다. 이름도 나이도 얼굴도 공개하지 않은 신비로운 두 여인. 무표정한 얼굴로 흐느적 춤을 춰대는 생경한 댄스의 세계로 관객을 사로잡았던 이들이 가수로 데뷔, 베일에 싸인 목소리를 공개했다.

24일 미미의 소속사인 서울 서교동 붕가붕가레코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했다.

미미는 새빨간 립스틱과 얼굴 절반은 뒤덮은 잠자리 선글라스로 신비주의를 유지했다. “선글라스 벗으시면 안 되냐”고 묻자, “예전에는 의료용 선글라스를 써서 완벽하게 가렸는데, 지금은 살짝 비치지 않냐. 많이 나아진 것”이라며 끝내 거절했다.

선글라스를 벗으면 알몸이 된 것 같다는 두 미미는 “선글라스는 마지막 남은 자신감이다. 사람들은 원래 모습을 궁금해하지만, 사실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얼굴이다. 알고 보면 되레 매력이 떨어질 것 같아 쭉 모르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에게 선글라스와 빨간 립스틱은 변신 도구다. 민낯과 미미. 두 얼굴로 사는 짜릿한 희열을 느낀다는 이들은 “선글라스와 립스틱만 두껍게 칠하면 클라크가 슈퍼맨이 되듯 특별한 힘이 생기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선글라스 뒤 진짜 눈빛을 보려는 관객들, 그들이 답답해하는 것 같지만 사실 미미의 몸짓 하나하나에 더 집중하게 된다. 차단막처럼 보이지만 실제 소통이 더 잘 이뤄지는 매개”라고 덧붙였다.


음반을 내고 목소리를 공개했으니, 이제 신비주의를 깨고 나온 걸까. “아닙니다. 신비주의는 영원합니다. 노래는 부르지만 말은 하지 않아요. 방송 인터뷰? 아직 한 적 없고. 이건 지면 인터뷰니까 하는 겁니다.”(큰 미미)

모두가 궁금해하는 미미의 뜻은 정작 본인들도 뭔지 모른다고 했다. “어떤 분은 아름다울 ‘미(美)’ 미스터리의 ‘미’라고 하고, 미친 미녀들이라고도 하고. 다양한 해석이 있더군요. 신경 안 써요. 그냥 알아서들.”(작은 미미)

데뷔 앨범 제목은 ‘미안하지만…이건 전설이 될 거야’다. 50~70년대를 풍미한 다양한 시스터즈 선배(펄시스터즈, 바니걸스, 숙자매 등)들을 향한 오마주를 담았다. 김창완, 크라잉 넛, 서울전자음악단 등의 도움을 얻었다. 특히 바니걸스가 부른 ‘우주여행’을 미미의 ‘다이너마이트 소녀’로 리메이크, 60년대를 풍미한 사이키델릭한 록 사운드를 불러왔다. “시스터즈 선배들의 다양한 이미지를 담아내려 했어요. 과거 선배들과 미미는 다르겠죠. 단순히 복고가 아닌 그 시대의 낭만과 유머를 전염시키고 싶어요.”

독특한 음악만큼이나 마케팅도 남다르다. 미미 두 사람이 발매일에 맞춰 팬들에게 직접 CD를 배달했다. “서울 목동, 경기 안산 등지로 찾아갔는데 팬들이 ‘일상 속의 활력’이라며 정말 좋아하시더라고요. 다음엔 부산, 제주도 등 지방 순회를 하고 싶어요.”(큰 미미)

현재 가요계 대세인 걸그룹의 음악과 비교해 미미만의 색채는 ‘록스피릿’이라고 했다. “걸그룹으로 봐주셔서 감사하죠. 카라나 2NE1의 아성에 맞서겠다, 이런 생각 전혀 없고요. 그분들이 우리를 알기나 할까요?”(작은 미미) “저흰 요즘 유행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면 예선 탈락할 실력이라. 미미는 테크닉으로 승부할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는 록스피릿(록정신)이 있으니까요. 만일 카라를 좋아하면서도 저희를 좋아한다면? 우리나라가 좀 재밌어지지 않을까요?.”(큰 미미)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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