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로 제작될 만큼 풍부하고 특별했던 부활의 이야기와 음악인에서 예능인으로 접어들며 국민할매라는 별칭을 부여받던 이야기, 그리고 어느날 위암 진단을 받고 조용히 수술대 위에 올랐던 이야기. 여기에 또 하나가 더해졌다.
김태원이 30일 방송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자기 안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김태원 특유의 입담이었다. 시청자들도 눈과 귀를 기울였다.
이날 김태원은 열한 살이 된 아들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꺼냈다. 김태원의 첫 마디는 아들은 ‘마음이 아픈 아이’라는 것이었다.
방송에서 김태원은 부활의 탄생과 우여곡절, 대마초 사건으로 힘들었던 지난 이야기를 전하면서도 담담했다. 하지만 아들의 이야기를 꺼내들자 그에게선 눈물 섞인 목소리가 새나왔다.
“아내의 소원은 아들보다 딱 하루를 더 사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이어간 김태원은 자신은 “지금도 아이와 대화하는 꿈을 꾼다. 아이가 11살이지만 한 번도 대화한 적이 없다. 아이 엄마도, 나도 그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태원에게 아들의 존재는 그가 예능의 길로 접어들게된 계기이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음악적인 자존심만 내세우면서 있을 수 없었다”는 것.
이제는 음악인으로서 예능인으로서 자신의 길을 잘 정리해놓은 김태원, 이런 그에게 큰 딸은 주위 사람들에게 들려오는 이야기를 전하곤 한다. “큰딸이 ‘아빠, 사람들이 우리 집은 아무 걱정 없고 매일 파티하면서 사는 줄 알아’라는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그렇게 보일 수 있어도 지난 10년간 우리 네 사람은 마치 조난당한 사람들처럼 똘똘 뭉쳐 살았다”고 했다.
지금 김태원의 아내와 아이들이 외국에 살고 있는 이유도 아들이 가진 마음의 병이 원인이 됐다. 사람들에게서 큰 상처를 받았기에 떠나살 수밖에 없었던 것, 그 시기에 김태원은 음악인에서 예능인의 길로 접어들며 시간들을 버텨왔었던 것이다.
김태원은 방송 말미 “‘무릎팍도사’에서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아직도 주위 시선이 두렵다는 이유로 밖에 나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을 것”이라며 “좋은 때가 왔을 때 이 사실을 고백하고 싶었다”고 같은 아픔을 가지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덧붙였다.
김태원이 출연한 이날 ‘황금어장’은 15.4%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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