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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공항 백지화>"이러다 민란이..." 신공항 백지화에 펄펄끓는 영남


"이러다 민란이..." "영남이 졸이냐" "대통령이 배신했다"

예상된 결론... 그러나 반작용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고 있다. 엄용수 밀양시장은 30일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김범일 대구시장은 ‘영남 대동단결론’을 선언했다. 도를 넘은 막말이 걸러지지 않은 채 터져 나오고 있다.

동남권 신공항 뒤집기가 낳은 2011년 3월 말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평가위, "이해해 달라"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위원장 박창호 서울대 교수)는 30일 동남권신공항 입지평가 결과, 두 후보지 모두 공항으로서의 입지가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결과를 정부에 제출했다.

심사 평가위가 경제성(40점), 공항운영(30점), 사회환경성(30점) 등을 심사한 결과 밀양과 가덕도 모두 50점에 미달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오후 5시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박창호 위원장은 “신공항을 염원하고 계시는 영남지역 주민 여러분들께 좋은 소식을 안겨드리지 못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국가적 차원에서 아직 시기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가위원회 및 평가단원들의 전문가적 양심을 갖고 고심한 평가결과를 널리 이해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성난 영남..."표 때문에, 배신 당했다"

정부가 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자 엄용수 밀양시장이 곧바로 시장직 사퇴를 선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양시는 가덕도와 함께 신공항 후보지였다.

경남도민일보에 따르면 엄 시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동남권신공항입지평가위원회가 신공항 백지화로 결론 내리자 20여분 뒤 시장실 앞 소회의실에서 사퇴 뜻을 밝혔다.

엄 시장은 “믿음도 신뢰도 없는 대통령, 그래도 3년을 달려왔다”며 “그런데도 정부는 국민을 우롱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이어 엄 시장은 “이 정부에 대한 믿음도 없고 지방자치도 말살됐다”며 “더는 일할 수 없어 시장 직을 사퇴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이 백지화한 것과 관련, ”백지화 결정과 그 결정과정에 강력히 항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의 결정은 1320만 영남권 주민의 오랜 염원을 저버린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영남과 4개 시도는 이번 백지화 결과와는 무관하게 신공항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신공항 건설이 부적합하다며 무산시킨 것은 어떤 이유로든 수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남권 의원들, "MB 탈당하라"

영남권 의원들도 거세게 들끓었다.

대구가 지역구인 이한구 의원은 “큰 걱정이다. 이명박 정부가 계속 이렇게 국책 사업 공약을 대선ㆍ총선 공약을 예사로 뒤집으니 국민 불신이 엄청나게 커져 있다”며 “영남권에서는 자기들이 정권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배신을 당했다고 인식을 하고 있으니 파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9일 이명박 대통령의 탈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한나라당 부산시당은 정부의 결정을 규탄하며 국토해양부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또 "부산 독자적으로 김해공항의 가덕도 이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연제구가 지역구인 박대해 의원은 "한나라당 탈당도 불사하겠다"며 반발했다.


■"LH 뺏길라"...전북도 조마조마

영남권 신공항 사업이 백지화되자 전라북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연결고리는 바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전 문제. 전북은 LH이전을 놓고 경남과 경쟁하고 있다. 정부가 정치적 판단에 따라 영남권 민심을 달래려 LH를 경남에 일괄배치할 수 있다는 게 전북도의 우려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신공항 무산에 따른 영남권 반발을 달래려 LH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를 이용할 수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애초 토지공사는 전북으로, 주택공사는 경남으로 이전하기로 했으나 2009년 이들 기관이 통합되면서 문제가 꼬였다. 전북은 통합기관을 분산배치할 것을 주장한 반면 경남은 일괄배치로 맞서고 있다.

전북은 또한 정부가 LH 지방이전을 보류하거나 전면 백지화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강주남 기자/namkang@heraldcorp.com, 부산=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 전주=이권형 기자/k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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