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 정욱 대표가 최근 서울 강남구 청담동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열린 ‘대중문화예술산업 발전방안 현장 토론회’에서 JYP의 독특한 연습생제도를 소개했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SM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연예기획사, 대중문화 관련 협ㆍ단체, 학계ㆍ언론계 등 2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 회사에는 30여명의 연습생이 있고 고교생이 가장 많다. 학교 성적 가이드라인을 정해놓고 몇 퍼센트 내에 들지 못하면 연습을 정지시키고 계속해서 성적이 오르지 못하면 연습생에서 퇴출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면서 “물론 기준 성적은 그렇게 높지 않지만 초창기에는 연습생들이 이 제도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으며, 연습 정지를 당한 연습생들도 꽤 있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예비 연예인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해 운용하고 있다”면서 “대형 기획사에서 선발된 것 자체만으로도 이미 자신의 지역에서는 (예비) 스타다. 그래서 이들이 공부를 소홀히 하고 태만하거나 자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예인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할 때 연습생 시절 기본이 되는 학교 공부에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달샤벳의 연습생 시절. 데뷔를 앞두고 멤버들이 함께 무대에서 선보일 안무 연습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정 대표는 “모든 연습생 교육은 방과 후에 이뤄지며 출ㆍ퇴근과 합숙 등은 본인의 희망에 의해 결정된다”면서 “인성교육 등 소항목까지 포함하면 67개 항목에서 교육이 실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연습생들의 최대 고민은 자신이 꾸었던 꿈이 과연 실행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면서 “우리 회사가 제작한 드라마 ‘드림하이’에서도 자질이 없어 떨어지는 것을 진학반으로 간다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김민규 아주대 교수가 ‘연예 매니지먼트산업 실태조사와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기획사의 연습생은 100명 내외이고, 청소년 연예인은 70명 내외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데뷔를 앞 둔 여성6인조 그룹 '달사벳'.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
10대 후반의 연습생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연습생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정도의 연령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습생 기간은 평균 14.57개월이고 준비 기간은 16.30개월이며, 연습생 평균 계약 기간은 4.22년이나, 일부는 계약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연예인 데뷔 후 계약 기간은 표준계약서에 따라 대부분 7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습생은 대체로 학교 수업 이후 오후 6~7시에 연습을 시작해 오후 10~11시에 귀가하고 있으며, 강요나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으나 다이어트에 대한 강요는 일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연예인의 경우 연예활동으로 인해 학교 수업을 빠진 경험이 80%로 나타났으며, 일부 사전 동의 없이 야간 또는 장시간 활동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습생 교육은 주로 연예 역량과 외국어 교육 및 사회성(인성) 교육 등을 실시하고, 모든 비용은 계약 체결과 무관하게 회사에서 부담하고 있다.
연습생들은 인권 침해 발생 시 강력하게 항의하겠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성형과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수용하는 입장이 대다수로 조사됐다. 또 연습생들은 연예인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통념(선망이자 가십의 대상)과 미래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 학교교육에 대한 회의감 등의 애로를 느낀다고 발표했다.
연습생 시스템은 대략 1997년 SM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됐는데 현재 약 7개 내외 주요 기획사에서 운용하고 있다. 연습생 시스템은 많은 투자비용을 회사가 감수하므로 중소 회사에서 연습생 시스템을 운영하기 어렵고, 투자 규모에 따라 연습생 구조의 편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명으로 구성된 한팀이 3년간 연습생을 거쳐 데뷔할 경우 10억원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