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올 상반기부터 서울 시청자들도 OBS(경인방송)를 시청할 수 있게 된다. 경영난에 허덕이던 OBS는 기사회생의 기회를 맞았고, 시청자들은 보다 폭넓은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됐다.
OBS가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나간다면 ‘제2의 SBS’로 도약, 종합편성채널을 포함한 미디어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수도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21일 OBS의 서울 전역에 대한 역외재송신 허용을 골자로 한 ‘OBS 역외재송신 관련 시장영향평가 결과에 관한 사항’에 관한 보고안건을 채택함에 따라 OBS는 서울 지역 내 13개(157만 가입 가구) SO(종합유선방송사)에 방송전파를 송출할 수 있게 됐다.
97년 12월 개국한 OBS는 정부의 정책 결정 지연으로 1400억원의 자본금이 거의 바닥난 상황. OBS 관계자는 “(정부 결정이)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OBS가 서울 지역에 재송신되면 시청률과 광고 수익 등이 차츰 지상파 3사 수준과 비슷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는 후폭풍에 주목하고 있다. OBS의 2009년 연평균 시청률은 0.11%로 지상파방송 3사의 5% 내외에 크게 못미친다. 그러나 자체 제작 능력과 비중이 높은 OBS가 콘텐츠 경쟁력을 키워나가면 지상파 광고 및 지역민방의 광고를 간접적으로 잠식할 수 있다고 업계는 예상한다.
SBS처럼 서울을 넘어 전국방송으로 도약할 가능성에 대해 OBS는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일축했지만, OBS가 SBS처럼 지역민방들과 전국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한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한편 OBS 역외 재송신에 따른 지역 민방 난립 가능성에 대해 방통위 손승현 뉴미디어정책과장은 “또다른 지역 민방이 역외재송신을 신청하면 다시 시장영향평가를 통해 결정을 내리겠지만, 현재로선 그럴만한 역량을 가진 방송사가 없다. 부산의 KNN도 자체 제작 비중이 30%를 상회하는 수준이어서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지난 2008년 1월 마련한 지상파방송 역외재송신 승인제 운용안에 따라 자체편성 비율 50% 이상인 지상파 지역방송에 한해 수도권 지역 SO 역외재송신을 우선 허용하고 있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