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방송의 여운이 가시지도 않은 채, 얼떨떨한 모습으로 등장해 뱉은 첫 마디. 박 앵커는 “심란한 뉴스가 많은 탓에 화려한 의상을 입기 어려운 요즘, 새 출발인 만큼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화사한 옷’을 골라 입느라 고생했다”며 웃어보였다.
"휴~ 처음엔 꿈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깨고 나니 많이 아쉬웠고. 그 다음엔 후련했고.(웃음) 평소 ‘꿈만 같아요’ 라는 말 잘 안 쓰고, 방송하면서도 그런 기분 느껴본 적 없는데 오늘은 처음으로 실감이 났죠."
각 방송사별로 추구하는 뉴스와 어울리는 앵커의 이미지가 있는데 ,SBS는 그동안 친근하고 따뜻한 앵커상이 주목받았다. 박 앵커도 ‘앵커’하면 날선 긴장감이 느껴지는 말투, 매사에 철두철미하고 냉정한 인상과 달리, 편안하고 수더분한 인상이 특징이다. "사실 제가 눈도 쳐지고, 너무 편안해 보이는 인상이 마음에 안들었어요. 앵커하면,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정도로 강렬한 눈빛을 뿜어야 한다고 생각?(웃음) 하지만 ‘뉴스’라는게 어려운 건 아니잖아요. 결과적으로는 제 인상이 편안해서 장점이 된 것 같아요.”
뉴스가 가야 할 방향을 잡아주는 닻(anchor). 새 앵커로서 지향하는 뉴스는 어떤 것일까. “요즘은 국민이 다 기자고, 정보 전달자에요. 많은 정보 속에서 어떤 것을. 취하고 버릴지 선택하는 것이 언론이 해야할 일 아닐까요. 요즘에는 뉴스를 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하지 않는 힘도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